■ 칠공주파 ‘써니’의 얼음공주 민효린
평소엔 수다쟁이…다들 놀라요
촬영장선 칠공주들과 재잘재잘
스태프들이 좀 힘들었을거예요
15세 관람가에 격한 욕설 삭제
관객 300만 넘으면 감독판 개봉
진짜 욕 실력 보실 수 있어요…하하
첫 장편영화 주인공으로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써니’의 민효린.
방금 출발선을 통과한 사람은 앞으로 달리고픈 마음에 숨이 가쁠 수밖에 없다. 그 출발선을 밟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고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설레는 마음은 배로 늘어난다.
연기자 민효린(25)의 요즘 마음이 그렇다. 21세에 데뷔해 CF모델에서 가수로, 다시 연기자로 활동을 넓혀온 그가 5년 만에 장편 상업영화에 출연해 비로소 연기의 맛을 보기 시작했다.
19일 현재까지 200만 관객을 돌파한 ‘써니’(감독 강형철)가 민효린에게 그런 설렘을 안겨주는 작품. 1980 년대 여고 동창생들이 25년 뒤 다시 만나 학창시절을 추억하는 영화에서 민효린은 여고 칠공주파의 ‘얼짱’ 수지 역으로 신비로운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트리플’이 끝나고 민효린에 대한 평가가 끝나버린 것 같았어요. 아직 배울 것도, 보여줄 것도 많은데 좀 아쉬웠고 다시 기회를 찾고 싶었는데 ‘써니’를 만났어요.”
● “감독판 개봉하면 제 욕 실력 확인할 수 있어요”
민효린이 연기한 수지는 칠공주 가운데서도 외모와 분위기, 인기에서 빠지지 않는 여고 스타다. 하이틴 잡지 모델까지 하며 남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인물.
“오디션에서 바로 수지 역을 제의받았어요. 이미지가 맞았던 것 같아요. 촬영할 땐 굉장히 격한 욕을 썼는데 15세 관람가 등급에 맞추다 보니 대부분 삭제됐어요. 하하! 관객 300만명이 넘으면 감독판이 개봉한다니 진짜 욕 실력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거예요.”
● “도도한 이미지? 실제론 빈틈 많은 성격”
민효린이 낯선 촬영장에 처음 가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이렇게 말이 많은 줄 몰랐다”는 얘기다. 도도하고 차갑게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웃음도 많고 살가운 성격의 소유자. ‘써니’의 수지와는 “물과 기름처럼 다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친한 사람들은 제가 연예인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요. 저는 무언가 갖춰진 사람은 아니에요(웃음). 빈틈도 많아요.”
민효린의 학창시절은 평범했다. 고향이 대구인 그는 고등학생 때 연기자를 꿈꿨지만 쉽게 기회를 찾을 수 없었다. 부모님의 반대도 거셌다. 여고생 민효린이 생각할 수 있던 건 “연예인이 될 운명이라면 기회는 저절로 올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이었다.
“신기하게 소원이 이뤄졌어요. 고등학생 때 대구 시내를 걷다가 모 기획사 직원에게 명함을 받고 연습생이 됐죠. 고등학교 졸업하고 7개월 동안 일주일에 3일씩 대구와 서울을 오갔어요. 부모님께 용돈을 드려도 모자랄 판에 한 달에 100만원씩 썼던 것 같아요.”
‘써니’로 용기를 얻은 민효린은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로맨스타운’을 촬영하고 있지만 또 다른 영화 출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화보도 자주 찍고 가수를 했다가 연기를 하니 사람들이 ‘민효린의 정체는 뭐야’라고 묻곤 해요. 이젠 연기자로 정체성을 분명하게 찾고 싶어요. 영화 ‘전우치’의 임수정 선배처럼 양면적인 캐릭터를 한 작품에서 보여주는 배우를 꿈꿔요.”
사진제공|스타폭스 미디어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