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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플러스] 아줌마부대·해외 팬까지…‘위대한 탄생’ 핫(HOT)한 현장

입력 | 2011-05-20 10:13:13


MBC \'위대한 탄생\' 긴장되는 탈락자 발표의 순간. 탈락의 여부와 관계 없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들은 벌써 스타나 다름없다. 출처=imbc

지난해 12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위대한 탄생'은 매회 그 인기를 더해가며 수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방송으로는 보지 못하는 현장 열기를 직접 느끼려고 지난 13일 '위대한 탄생' 생방송 현장을 찾았다.

▶생방송 시작 4시간 전, 6:00pm


기다리는 이들 모두 잔뜩 상기된 이곳. 일산 MBC 드림센터 1층.

방청객들은 프로그램 출연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도전자 누구 봤니? 정말 멋있지 않니?"

이들에게는 벌써 스타나 다름없는 도전자들에 관한 이야기는 해도 해도 지루하지 않다. 양손 가득 선물과 플래카드를 들고 혹시나 도전자들이 지나가지 않을까 주위를 한번 씩 둘러보기도 한다.

"여기가 바로 MBC야!"라며 기념사진을 찍는 걸 보니 멀리서도 찾아온 듯 했다. 대화를 엿듣자 하니 필리핀, 마카오 등 이들을 보려고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팬들도 있다. 먼 발걸음과 긴 기다림에도 지치지 않고 내내 들떠 있는 모습을 보니 '위대한 탄생'이 여간 이들을 기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위대한 탄생’ 생방송 시작 두 시간 전. 벌써부터 무대 위에 긴장과 설렘이 가득하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데이비드오와 노지훈이 떴다!"


1층 카페에 난데없이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위대한 탄생'의 대표 훈남 둘, 데이비드오와 노지훈이 나타난 것. 이 둘은 이미 탈락해 공연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인지 카페에서 커피를 사마시는 여유를 보인다. 덕분에 기다리는 방청객들만 신이 났다.

"웬일이야, 웬일이야"를 연방 외치고 "실물로 보니 더 잘생겼다"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지만 정작 아무도 가까이 다가가지는 못한다. 이들에게는 이미 톱스타나 진배없어 거리감을 느꼈던 것일까,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 선 경호원이 무서웠던 걸까. 그저 자신들의 카메라에 담긴 데이비드와 노지훈을 보며 만족해한다.

그런 팬들의 모습에 비해 데이비드오와 노지훈은 무덤덤하다. 자신을 쳐다보는 팬들과 눈을 맞추며 겸손하게 웃어 보이기도 하고 주문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티는 안내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겠지,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며 뒤에서 중얼거리지만 스타 티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얼굴만큼이나 훈훈해 보였다.

▶위탄 탈락자들, 차림은 학생, 실상은 스타


위대한 탄생 탈락자들은 자신이 탈락했음에도 꼬박꼬박 생방송을 찾아 친구들을 응원한다. 오후 두, 세시부터 와서 기다리기도 한다고.

그런데 이들 차림이 여간 편안한 게 아니다. 정말 응원만 하러 왔음을 알리는 듯 청바지에 운동화, 화장기 없는 모습이 수수하다 못해 '헉' 소리가 나올 만큼 초췌한 차림들이다.

김혜리와 정희주는 돋보기안경에, 백새은은 편한 샌들을 신고 나타나기도 했다. 방청석에 앉아 있으면 못 알아볼 정도지만 팬들은 금방 알아보고 멀리서도 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탄성을 지른다. 이름을 불러대며 '멋있다'고 외치고 사진을 몰래 찍다가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한다.

위대한 탄생 도전 탈락 후 이들의 차림은 학생으로 돌아갔지만 인기는 이미 스타만큼 커 있었다.

팬들이 정성스레 싸온 선물들. 직접 싸온 도시락과 빼곡히 쓴 편지가 수차례씩 경호원과 작가들을 통해 전달된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내 스타의 멘토는 내 멘토', 멘토에게까지 이어진 선물 공세


위대한 탄생에 아줌마 팬들이 많아서일까. 엄마의 마음을 담은 정성 어린 선물들이 한아름 도착한다.

해외에서 건너와 한국 생활을 하는 도전자를 위한 옷가지와 같은 살림살이부터 혹시나 비타민 부족하랴 정성스레 싸온 과일 도시락, 그밖에 각종 선물과 빼곡히 적힌 편지들이 전달된다. 이에 경호원과 작가들만 분주해졌다. 아직 도전자들에게 매니저가 없으니 이들에게 선물 전달 역할을 맡긴 것.

"이거 전해주실 수 있죠? 꼭, 꼭 좀 부탁해요"

선물 포장 위에 받을 도전자의 이름까지 적어놓고는 혹시나 선물이 전해지지 않을까 염려하며 거듭 확인을 받아낸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도전자들을 돌보는 멘토들도 잊지 않고 챙긴다.

"이 큰 것은 백청강 씨 선물이고요, 이 작은 것은 김태원 씨 거예요. 헷갈리시면 안돼요"

도전자들의 선물보다 한 단계 작은 선물이긴 하지만. 멘티가 셋이나 살아남은 김태원은 벌써 멘티 덕 좀 보았으리라.

출연자들을 응원하러 온 팬들. 현장의 열기가 대단하다. 출처=imbc



▶플래카드와 인파로 꽉 찬 방청석, 계단에 방석 깔고 앉아도 '마냥 좋아'

방청석이 순식간에 인파로 덮였다. 팬클럽에서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얻은 팬들이 먼저 좋은 자리를 잡고 이어 선착순으로 자리를 기다린 방청객들이 들어선다. 자리는 만석. 계단에 방석을 깔고 앉아도 앞자리라 좋다며 웃는다.

도전자별 팬들의 특징은 각기 달랐다. 셰인과 이태권은 유독 아줌마팬들이 많았고 손진영은 친구일까 팬일까를 의심하게끔 한 건장한 남성 팬들이 많았다. 백청강은 어린 학생 팬부터 아줌마 팬들까지 연령대와 성별도 다양, 그 수도 가장 많았다. '앙까'(압니까?의 연변 사투리)의 힘을 엿볼 수 있었다.

팬클럽 별로 화려한 플래카드와 현수막은 기본, 모자와 안경 등으로 장식한 코스튬플레이어도 보였다. 이태권 팬들은 곰돌이 푸우와 이태권의 얼굴이 합성된 그림의 단체복을 맞춰 입기도 했다.

생방송 전 팬들의 응원 연습이 시작됐다. 각자 응원하는 도전자들의 특성에 맞게 짧은 응원을 만들었다. 이태권 팬들은 난데없이 '모나리자, 모나리자'를 외치기에 이유를 물어 봤더니 이태권이 눈썹이 없어 별명이 모나리자라고. 혹여나 우리 팀 응원 소리가 작을까 한 번 더 연습해보자며 목청을 높인다.

화제를 모았던 백청강의 무대. H.O.T의 ‘We are the future’의 춤과 노래를 멋지게 따라했다. 출처=imbc



▶"방송 나가면 안돼요. 시어머니한테 혼나는데"


방송이 시작하자 방청석을 한번 휙 돌며 찍는 카메라에 "찍히면 안 되는데, 시어머니한테 걸리면 혼나는데"하며 얼굴은 가려도 손에 있는 플래카드는 놓지 않는다.

도전자들의 표정 하나 몸짓 하나는 이들에게 큰 이슈가 된다. 말은 다른 도전자가 하고 있어도 눈빛은 내가 응원하는 도전자에게 멈춰져있다. "청강이 웃는 거봐", "셰인이 이쪽을 봤어"라며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이날 살아남아 도전한 출연자들은 이태권, 백청강, 셰인, 손진영. 넷 다 TOP4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다. 심사위원들도 이들에게 95점, 97점의 점수를 주는 등 이 전 방송에서 준 점수보다 후한 점수를 주었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백청강의 무대. 백청강은 다른 도전자들의 노래 장르와는 다르게 아이돌 스타인 H.O.T의 'we are the future'를 불러 자신만의 매력을 뽐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백청강의 무대에 낮은 평가를 주었다. 특히 이은미의 혹독한 평에 팬들은 이전의 '야유' 대신 백청강에게 "괜찮아. 잘했어"라며 격려를 전한다.

이어 사전 녹화로 진행된 멘토와 멘티가 함께 꾸민 무대가 화면에 비친다.

그리고 마지막 결과 발표 시간. 막상 내부에서는 통화가 잘 터지지 않아 문자 투표를 하지 못했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팬들의 모습도 보인다.

백청강과 이태권이 먼저 합격 발표를 받고 셰인과 손진영의 결과 발표만이 남았다. 결과는 셰인 합격, 손진영 탈락. 희비가 엇갈린다. 셰인의 팬들도 기쁨의 환호를 지르는 대신 묵묵히 도전자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김태원의 멘티였던 손진영과 백청강, 이태권. 셋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이에 팬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특히 백청강의 팬들 중 하나는 도전자들보다 더 서럽게 소리 내어 울어 경호원의 제지를 받기도 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어느덧 '위대한 탄생' 24회. 도전자는 단 3명만 남고 최후의 스타 탄생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벌써 탈락자들을 포함한 모든 도전자들은 스타를 예고, 아니 벌써 스타로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얻고 있었다.

'위대한 탄생'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니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정한 스타를 만들고 있는 숨어있는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전자들의 매력과 가능성을 알아보고 꾸준한 응원과 사랑을 보내고 있는 팬들.

도전자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모습은 '현장의 열기'뿐 아니라 도전자들의 '위대한 탄생'을 이미 실현 시키고 있었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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