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 반듯반듯…
《하늘에서 내려다본 야구장은 동글동글 반듯반듯하다. 아름다운 기하학의 원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야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야구장의 비밀을 밝힌다.》
○ 다이아몬드를 품은 야구장
국내 한 프로야구단은 여대생을 위한 야구 특강을 열면서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라고 이름 붙였다. 야구장의 내야가 다이아몬드 모양이라는 데서 따온 것이다. 본루와 1, 2, 3루로 이뤄진 내야는 반듯한 정사각형이다.
1, 2, 3루는 부드러운 재료를 채운 흰색 캔버스백으로 표시한다. 가로 세로 38.1cm, 높이 7.6∼12.7cm인 육면체 모양이다. 1루와 3루 캔버스백은 내야를 나타내는 정사각형 안쪽에 놓지만, 2루는 캔버스백의 중심이 내야를 이루는 정사각형의 한 점이 되도록 놓는다.
투수가 서 있는 투수판의 위치도 본루를 기준으로 정한다. 본루에서 18.44m 떨어진 곳에 본루의 밑변과 평행하게 투수판을 놓는다. 투수판은 가로 61cm, 세로 15.2cm인 직사각형 고무판이다.
본루에서 투수판을 지나 2루를 잇는 직선은 동북동(북쪽을 기준으로 67.5도)을 향한다. 이 방향으로 경기장을 지으면 우리나라 같이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오후 늦게 야구 경기를 시작할 때 햇살이 타자나 투수의 눈에 들어가지 않는다.
○ 아름다운 야구장의 곡선
첫 번째 원은 투수가 있는 곳으로 흙을 쌓아 올렸다는 뜻에서 마운드라고 부른다. 지름은 5.48m며 높이는 최고 25.4cm다. 본루를 중심으로 타자와 포수, 심판이 있는 곳에는 지름 10m 내외의 원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선수들이 많이 움직이는 곳은 잔디 없이 흙으로 원 모양을 만들었다.
내야와 외야 사이에는 잔디선이라 불리는 둥근 곡선이 보인다. 잔디가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으로 곡선을 나타내지만 흰색 줄로 긋기도 한다. 이 곡선의 중심은 투수판이다. 반지름은 28.9m 정도지만 규격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
야구장의 담장은 잔디선과 닮음이다. 크기는 다르지만 모양이 같다는 뜻이다. 야구 규칙에는 본루에서 좌우 담장까지의 거리는 97.53m 이상, 가운데 담장은 121.92m를 넘는 게 좋다고만 나올 뿐 정확한 규격을 정하진 않았다.
잠실구장은 좌우 100m, 가운데 125m, 담장 높이는 2.7m며, 부산구장은 좌우 95m, 가운데 118m, 담장 높이는 4.85m로 천차만별이다. 광주구장은 담장 높이가 3m지만 담장 가운데는 높이를 6.9m로 높였다. 미국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파크’는 오른쪽 담장이 0.9∼1.5m로 아주 낮지만 왼쪽 담장은 높이가 11.3m나 된다. 이 같은 구장의 크기와 담장 높이는 홈런 개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