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성 같은 생활소재부터 접근을

동아일보DB
○ 책과 친해지려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 기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게임’과 ‘만화’를 꼽을 수 있다. 책에 비해 자극적으로 시청각을 충족시켜주는 게임과 텍스트보다 쉽고 빠르게 읽히는 만화에 익숙해지면 책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 읽기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책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책을 읽을 때 머릿속에서 어떤 내용인지 엮어지지 않으면 책은 글자가 나열된 대상에 불과하다. 글자가 아닌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다시 읽게 하는 동력이 된다.
어떻게 하면 줄거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일단 읽기를 싫어하는 자녀에겐 장편동화보다 재미있는 단편동화집을 추천한다. 특히 사건이 명확한 책일수록 좋다. 글을 사건 중심으로 이해하면 기억도 오래 남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잡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책 속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아이는 머릿속에서 다음 내용을 추측하게 된다. 이야기가 추측하는 대로 전개될 때 아이는 재미를 느낀다.
자녀가 흥미를 갖는 분야의 책을 찾아 그 분야의 책을 준비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좋아하는 자녀라면 게임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대형 게임업체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를 읽어보도록 추천할 수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글에 등장하는 용어나 내용은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
○ 역사소설, 과학·사회서적도 좋아요!
초등 5, 6학년은 인간의 역사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시기이며 지적 호기심이 왕성할 때다. 이 무렵에는 역사 소설이나 과학 사회 정치에 관련된 책을 읽히는 것도 도움이 되고, 품격 있는 사랑이야기를 다룬 서정 문학을 읽히는 것도 좋다. 5, 6학년 때는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변화를 겪게 되고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인물을 다룬 성장소설을 읽으면 심리적인 불안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또 초등 4, 5학년부터 한국지리 한국문화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6학년 교과과정에서는 한국사를 다루므로 역사에 관한 책 읽기도 권장할 만하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읽기 기피하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추천도서▼
명작단편·그림있는 책… 누구나 쉽게 읽죠
▶ 세계 우수 단편
모파상 외 글 / 녹색, 규하 그림 / 삼성출판사 펴냄 / 223쪽 / 6500원
▶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미니홈피’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흥미롭게 풀었다. 사람들에게 가슴 아픈 상처를 주는 악성 리플이나 조작된 거짓 정보로 사람들을 현혹하기 쉬운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 백만장자가 된 백설 공주
로알드 달 글 / 퀜틴 블레이크 그림 / 베틀북 펴냄 / 68쪽 / 9000원
왕자가 자기에게 홀딱 반할 거라 자신하는 신데렐라와 못생긴 언니들의 목을 날리는 왕자, 진공청소기 손잡이로 잭을 두들겨 패는 엄마, 빨간 모자의 총에 맞아 모피 코트가 된 늑대 등 기존의 동화를 사정없이 비틀어 현실을 풍자하는 여섯 편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 프린들 주세요
앤드루 클레먼츠 글 / 양혜원 그림 / 사계절 펴냄 / 154쪽 / 8000원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소년 닉이 ‘펜’이라는 말 대신 ‘프린들’이라는 말을 쓰면서 벌어지는 시끌벅적한 소동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린 장편 동화다. 동화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언어의 생성과 사회성에 대한 인식을 해 볼 수 있는 책이다.
▶ 엄청나게 큰 라라
흥미만점 글쓰기 수업과 엄청나게 큰 라라의 이야기가 버무려져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글쓰기 과정을 낱낱이 명쾌하게 일러 주는 한편, 덩치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반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라라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묘사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맛보게 한다.
▶ 명화 학교
로지 디킨스 글 / 필립 호프만 그림 / 토토북 펴냄 / 84쪽 / 1만5000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렘브란트 판 린의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등 다양한 명화들을 실제 미술관에서 관람을 하듯이 구성했다. 꼼꼼히 그림을 살펴보고 화가가 그 그림을 그렸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을지 상상하는 등 명화를 감상하는 방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 리틀 의사가 꼭 알아야 할 의학 이야기
양대승 글 / 김민정 그림 / 교학사 펴냄 / 176쪽 / 8500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의학 상식을 재미있고 알차게 구성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전염병,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환경오염이 만들어 낸 각종 질병들을 비롯해 나노 기술, 생명 복제, 유전자 연구 등을 두루 다루고 있다.
자료: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