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들이 꽃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물은 얼마 만에 한 번씩 주면 되나요”입니다. 꽃집 주인들은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니 3일에 한 번 주세요”나 “화분이 크니 1주일에 한 번만 줘도 됩니다” 식으로 대답을 하지요. 친절하게 물 주는 주기를 플라스틱 명찰에 적어주는 집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말들이 기본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집집마다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이 다르고, 식물을 놓는 장소도 다르지 않습니까. 건조한 집에서는 화분의 흙이 빨리 마르고, 습한 집에서는 더디게 마르겠지요.
일부 고수들은 좀 다른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발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지요. 좀 독한 분들은 새 식물을 사다놓은 후 잎이 살짝 시들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그렇게 해서 물 주는 주기를 알아내는 것이지요. 화분을 손으로 들어서 무게를 가늠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 주기, 알고 보면 참 간단하지요?
P.S. 가끔 “물을 많이 줬는데도 식물이 말라죽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이 경우 식물은 말라죽은 것이 아니라 뿌리가 썩어 죽은 것입니다. 과습으로 뿌리가 썩으면 잎으로 수분 전달이 안 됩니다. 그래서 잎이 말라죽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랍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