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 LG U+ 고객들 200원씩 기부형편 어려운 김민희양 수술-치료비 지원
지방아세포종증을 앓고 있는 김민희(가명·오른쪽) 양의 어머니가 20일 오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김 양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05년부터 얼굴에 이 증상이 나타난 김 양은 종양을 제거하느라 얼굴의 상당 부분에서 조직과 뼈를 제거했다. 안구 뒤쪽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종양은 점점 안구를 뒤에서 밀어내며 무섭게 자랐다. 계속 방치할 경우 뇌로 전이돼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도 받았다. 결국 이를 막고자 2009년 왼쪽 눈을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
끊임없이 자라고 전이되는 종양 탓에 김 양은 발병부터 최근까지 20차례가 넘는 종양 제거 및 조직 이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비 및 치료비는 형편이 넉넉지 않은 가족에게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미 수술비로 진 빚이 5000여만 원. 약품회사 창고 관리직으로 일하는 김 양의 아버지가 받는 월급 170만여 원으로 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무리였다. 여기에다 김 양의 아버지도 지난달 위암 중기 판정을 받았다.
현재 기부에 참여한 사람은 34만여 명. 금액은 7000만여 원이 적립됐다. 이 돈은 김 양은 물론이고 ‘선천성 심장병, 시청각 장애 있음’이라는 메모 한 장과 함께 버려진 6개월 된 이모 군에게 심장병 수술을 해주는 등 두 달여 동안 7명의 아이에게 ‘기적’을 선물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수술이 끝난 뒤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도 잊은 채 환하게 웃었다. “저는 무슨 병에 걸리든 상관없어요. 우리 민희가 예쁜 얼굴을 조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면. 200원을 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