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 근무 한국인들 ‘폐기물 매립’ 증언 잇달아
캠프 캐럴에서 서쪽으로 630m 떨어진 곳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고엽제 드럼통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과는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캠프 캐럴 정문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지방하천인 동정천이 흐르고 있다.
캠프 캐럴에서 지게차 운전사로 일했다는 박모 씨(73)는 20일 “1973년경 커다란 트레일러에 독극물이 든 드럼통을 내가 직접 지게차로 옮겼다”며 “드럼통에는 위험성을 알리는 해골 표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당시 주한미군들은 ‘베트남’에서 이 드럼통을 가져왔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백 개의 드럼통을 구덩이로 옮겼는데 매립장소는 미군기지 내 헬기장이 맞다”고 전했다. 다만 박 씨는 드럼통에 고엽제가 들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캔에 든 음식을 비롯해 페인트, 폐기하는 차량까지 각종 쓰레기를 헬기장 주변에 다 버렸다”고 회고했다.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캠프 캐럴에서 근무한 노모 씨(66)도 이날 칠곡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운전기사로 근무해서 부대 안을 잘 안다”며 “지금의 헬기장 주변은 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폐기물을 묻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캠프 캐럴에서 서쪽으로 630m 떨어진 곳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고엽제 드럼통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과는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캠프 캐럴 정문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지방하천인 동정천이 흐르고 있다.
미군기지 내 헬기장 일대가 가장 유력한 매몰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고엽제라는 확신은 아직 할 수 없는 단계다. 다른 곳이 매몰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헬기장 주변이 유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이 지역을 조사할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칠곡=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