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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車-화학株 쏠림 완화될듯… 주도주 교체 해석은 금물

입력 | 2011-05-23 03:00:00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가가 최근 7일 동안 2조9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4000억 원 이상을 매도한 셈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경제의 반사 효과를 기대하며 6조2000억 원을 순매수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불과 며칠 새 180도 돌변했다.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선 이유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이 6월 말로 종료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자산가격 상승을 부추겼는데 이제 유동성 원천이 고갈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락도 불안 요인으로 인식됐다. 유동성이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 흘러가는 신호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도 가세했다. 고유가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둔화된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중국도 계속된 긴축 정책으로 하반기 내수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쩍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며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글로벌 자금 이탈이 시작됐다. 신흥시장에서 8주 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유출됐다. 아시아 펀드는 2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 매도가 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기조적인 이탈로 확대 해석할 정도는 아니다. 양적완화 정책 종료를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가 일시에 둔화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미국은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확충됐고 중국은 긴축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증시가 2,100 선을 지킬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연초 수준인 2,050 선까지도 밀릴 수 있다. 기업 실적 증가를 고려할 때 저평가 매력이 생기는 가격 수준이라 할 수 있다. 2,100 선 이하에선 공포보다 용기가 필요한 이유다.

주도주의 단기 급락으로 향후 주도주 교체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주도주에 대한 과도한 쏠림은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주도주 교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과거 경험을 볼 때 주도주는 해당 사이클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갔다. 1999∼2000년 정보통신업종이, 2005∼2007년에는 철강과 조선업종이 그랬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자동차와 화학업종이 그럴 것이다. 이번 주 경제지표는 미국의 4월 내구재 주문과 소득 및 소비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 고유가 상황에서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 수요를 판단하는 유용한 지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