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무원들이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시간에 학교 운동장에서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 군포시 공무원 600여 명은 토요일인 21일 오전 군포시 둔대동 둔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통돼지 바비큐 파티와 함께 술판을 벌였다. ‘군포시 공직자 한마음 등반(체육)대회’인 이날 행사는 원래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앞서 열린 등산 등 일정이 일찍 끝나 오전 11시 반부터 시작됐다. 테이블마다 생맥주통이 놓였고 여기저기서 거나하게 술잔이 돌아갔다. 운동장은 체육대회용 확성기 소리와 바비큐 냄새, 담배 연기가 어우러져 왁자지껄한 시골 장터를 연상케 했다.
어른들의 파티 덕분에 수업 분위기는 엉망이 됐고 4교시 수업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 급기야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군포시 공무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논란이 커지자 군포시는 22일 김윤주 시장 이름으로 ‘학생들의 수업이 종료되기 이전에 교내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 점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시민께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군포=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