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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폴크스바겐 ‘제타 1.6 TDI 블루모션’

입력 | 2011-05-24 03:00:00

부드러운 코너링… L당 22.2km ‘씽씽’




‘화려함도 없지만 그렇다고 모자람도 없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똑 떨어진다’는 느낌이 폴크스바겐의 신형 세단 ‘제타 1.6 TDI 블루모션’(사진) 모델을 타본 뒤 받은 인상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타는 6세대 모델이다. 과거 제타는 폴크스바겐의 베스트 셀링 카인 ‘골프’에 “트렁크만 달아놓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제타는 완전히 달라졌다. 쿠페 스타일 디자인은 차분하면서도 날렵하다는 인상이 든다. 각진 전면부 범퍼 라인은 스포티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후면부와 측면 모습은 안정적이다.

전장은 4645mm로 골프(4200mm)보다는 길고 파사트(4770mm)보다는 짧다. 과거 모델에 비해서는 90mm가 길어졌다. 덕분에 뒷자석은 성인 남자가 앉아도 넉넉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트렁크 용량은 510L에 달해 골프백 4개를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장치는 수수하다. 센터페시아에는 에어컨 및 오디오 시스템을 빼면 별다른 것이 없다. 좌우에 리모컨 버튼이 없는 스티어링 휠은 참 오랜만이다. 시트를 앞뒤로 조절할 때도 전자식이 아닌 수동으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계기반의 연료소비효율(연비) 표시판을 주목해야 한다.

1.6 TDI 모델은 L당 공인 연비가 22.2km에 이른다. 실제 주행에서도 연비는 훌륭했다. 시승 첫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경기 화성시 자동차성능연구소를 왕복했다. 평소대로 운전했는데 연비는 L당 18km가량 됐다. 도심에서 운행할 때도 L당 11∼14km가 나왔다. 정지 시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는 ‘스톱 앤드 고’ 기능이 적용됐는데,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자 바로 시동이 부드럽게 걸려 자칫 이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최고 출력은 105마력, 최대 토크는 25.5kg·m이며 7단 DSG 변속기를 채택했다. 신호 대기를 위해 멈춰 있다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재빨리 치고 나가 배기량에 비해선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코너를 돌 때도, 급정거를 할 때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엔진 소리가 다소 크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디젤 엔진인 점을 감안하면 소음도 합격점을 줄 법하다.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지만 군더더기 없는 탄탄한 차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강추’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가 “골프와 더불어 한국시장 공략의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고 할 만큼 기대를 모으는 이 차의 가격은 1.6 TDI 블루모션 모델이 3190만 원, 2.0 TDI 모델이 3490만 원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