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철 세계피부과학술대회 대회장·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
그런 점에서 국제의료학술대회의 국내 유치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124년 국내 근대 의료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학술대회인 ‘세계피부과학술대회’가 24일부터 6일 동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피부과학술대회는 세계 10대 국제대회로 참가자들이 관광과 숙박, 쇼핑 등으로 지출하는 직접 비용만 1500cc 자동차 5000대 수출에 맞먹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료와 세금 등 간접효과까지 감안하면 총 20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2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초대형 행사다.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5년마다(이번부터 4년) 한 번씩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그 규모와 영향력 때문에 ‘피부과 올림픽’으로 불린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세계 100개국의 피부과 전문의, 의료산업 관계자 등 1만2000명이 참가하고 500여 개 기업이 900개 부스를 설치한다. 경제적 학술적 효과와 함께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홍보 효과 역시 대단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피부과학술대회의 유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의료학술대회는 제도적 지원과 함께 국가, 지방자치단체, 관광공사, 외국 공관 등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 없이는 유치는 물론이고 행사를 치르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대형 국제의료학회 유치가 끼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인 유치 노력과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세계피부과학술대회의 개최는 학술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국내 피부 관련 산업의 세계 진출 및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의료 분야에서도 한류 열풍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은희철 세계피부과학술대회 대회장·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