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중국 방문 4일째인 23일 장쑤(江蘇) 성 양저우(揚州)에서 첨단 에너지 업체를 방문한 후 오후에는 숙소 인근 대형 마트도 둘러봤다.
○ 차량 40여 대 이끌고 대형마트에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경(현지 시간) 자동차로 숙소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총면적 5000m² 이상의 대형 마트 화룬쑤궈(華潤蘇果)를 40여 대의 차량을 이끌고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마트에 30분가량 머무는 동안 2층의 식용유와 쌀, 유제품, 야채 파는 곳을 주로 둘러보았다고 한다. 식용유의 종류와 가격을 묻고 쌀을 만지고 냄새를 맡았다고 종업원들은 전했다. 수행원 100여 명을 거느린 김 위원장 일행의 상가 시찰에는 왕옌원(王燕文) 양저우 시 서기가 동행했다. 김 위원장 일행이 마트를 둘러보는 동안 일반 고객들은 출입이 통제됐다.
이에 앞서 오전 9시경 김 위원장은 양저우 시내의 한장(v江)개발구에 있는 징아오(晶澳)태양에너지유한공사를 방문한 후 2시간 만에 숙소로 돌아왔다. 이 개발구는 금속판재와 전자전기, 생물의약, 재생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5대 산업군으로 구성돼 있다.
○ 양저우에서 만난 사람은?
이날 김 위원장은 낮 4시간 동안 숙소에 머물렀다. 또 밤에는 만찬 연회를 가졌다. 이 시간에 중국 인사 중 누구를 만났는지 관측이 무성하다. 무단장, 창춘 등에서는 김 위원장 방중 수행단 의전차량이 20대를 넘지 않았으나 양저우에서는 6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중앙과 지방의 지도부가 합류하고 있음을 추정케 한다.
특히 연회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참석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은 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이 장 전 주석을 만나더라도 후계 구축에 도움을 청하는 등의 정치적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말했다.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중국 고위지도자 중 누구를 만났는지도 관심사다. 특히 시 부주석이 22일 밤 김 위원장의 양저우 도착 전에 기차역에서 특별열차를 마중했다거나 특별열차에 동승했다는 설도 무성하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시 부주석은 23일 오전 양저우를 떠나 비행시간을 포함해 약 3시간 거리인 베이징으로 향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 부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전 총리를 만났다.
한편 김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영빈관은 1997년 문을 연 곳으로 호수를 끼고 있는 양저우의 대표적 고급 숙소다. 3개동의 건물에 프레지던트급 룸이 120개, 각종 회의실이 8개 있으며 호수에는 유람선이 다닌다.
양저우=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