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주한미군 하우스 씨 “美국방부서 협조 요청해와”
경북 칠곡군 주한미군 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를 묻었다고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사진)는 “미 국방부로부터 에이전트 오렌지의 매립 위치를 확인하는 조사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담당 의사와 상의한 뒤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 21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했던 하우스 씨는 22일 추가 전화인터뷰에 응해 이같이 말했다.
▶본보 23일자 A1·3면 고엽제 매립 폭로… 그는 “1978년 당시 캠프 캐럴 기지에서 개천과 가까운 헬기장 안쪽에 축구장 크기만 한 구덩이를 파고 에이전트 오렌지 드럼통을 묻었기 때문에 토양이 오염되고 빗물을 통해 밖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우스 씨는 “드럼통을 매립할 당시 작업 병사들의 안전 문제는 고려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구덩이를 파서 드럼통을 땅에 묻고 중장비로 흙을 덮은 것이 전부였다”며 “매립 후 중장비로 땅을 다지는 과정에서 에이전트 오렌지가 드럼통 밖으로 새 나갔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립 당시 구덩이를 판 곳에는 모래 토양이 많았다고 기억한 하우스 씨는 이 때문에 에이전트 오렌지가 유출됐을 경우 쉽게 토양이 오염되고 인근 낙동강으로도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우스 씨는 “캠프 캐럴에 복무한 병사들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 특히 어린아이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지 걱정된다”며 “구덩이를 깊게 팠기 때문에 이곳에 물이 스며들 경우 쉽게 오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