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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오염 드럼통-흙 60t 어디로, 왜 옮겼나

입력 | 2011-05-24 03:00:00

미군 “1978년 캠프 캐럴에 화학물질 매립… 79∼80년 타지역으로 옮겨 처리”
미8군사령관 공식 발표 “고엽제 주성분 다이옥신 2004년 기지서 미량 검출”




민관공동조사단 ‘고엽제 매립 추정지’ 방문 23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에서 민관공동조사단 관계자들이 고엽제 매립지로 추정되는 헬기장 인근을 둘러보고 있다. 미군은 1979∼1980년 기지 내에 묻혀 있던 드럼통과 주변의 흙 40∼60t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칠곡=사진공동취재단

다량의 고엽제가 묻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주한미군기지 캠프 캐럴 안에 1978년 ‘특정 물질’이 매몰됐다가 1979, 1980년 다른 지역으로 옮겨 처리됐다고 주한 미8군사령부가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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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존슨 미8군사령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992년 미 육군 공병단의 연구보고서에 캠프 캐럴에서 1978년 특정 물질이 매몰됐다는 기록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미8군에 따르면 보고서에는 전역한 미군 병사들이 고엽제를 묻었다고 언급한 지역 주변에 화학물질, 살충제, 제초제, 솔벤트 용액이 담긴 많은 양의 드럼통을 매몰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여기에 고엽제가 포함됐는지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다고 미8군은 전했다.

또 보고서에는 1979, 1980년 기지 안에 묻혀 있던 드럼통들과 주변의 40∼60t 정도의 흙을 파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처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8군 측은 드럼통이 캠프 캐럴에 묻힌 경위와 이후 처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8군 측은 드럼통을 옮긴 ‘다른 지역’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화학물질이 1년여 만에 왜, 어디로 옮겨져 어떻게 처리됐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으면 국민적 불안과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8군은 “2004년 기지 내 지역에 대해 시추공 13개와 지하 투과레이더를 사용해 조사한 결과 시추공 1개에서 미량의 ‘화학물질 흔적’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미8군 관계자는 “이 화학물질 흔적은 다이옥신이었다”며 “하지만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로 미량이었다”고 밝혔다.

다이옥신은 청산가리보다 1만 배 이상 독성이 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고엽제 가운데 독성이 강력한 ‘에이전트 오렌지’의 주성분이어서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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