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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새콤 달콤한 ‘보약’ 키위… 하루 2개로 가족 건강 지킨다

입력 | 2011-05-25 03:00:00

골드키위, 엽산깴글루탐산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임신부 좋아
그린키위, 저칼로리·변비 없애주는 섬유질 많아 다이어트에 적합




 

《주부 김지영 씨(39·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아침마다 남편을 위해 그린키위에 우유를 넣고 키위 스무디를 만든다. 특히 2주 전부터는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키위가 시중에 나오기 시작해 상큼한 맛을 더 낼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남편이 잦은 야근으로 아침에 잘 못 일어날 정도로 피곤해해서 비타민C가 풍부한 그린키위를 챙겨준다”고 말했다. 18개월 된 아들에게는 틈틈이 골드키위를 먹인다. 김 씨는 “이유식으로 다른 과일은 농약 걱정 때문에 삶아서 주는데 키위는 문제없다고 해 그냥 준다. 또 골드키위는 그린키위보다 달콤해 아들이 혼자서도 오물오물 잘 먹는다”며 웃었다.》
○비타민 C·E, 엽산, 칼륨…비타민제 ‘키위’

키위는 종합비타민제다. 전 세계 키위 생산량의 30%(매출 1조2000억 원)를 차지하는 제스프리의 레인 제이거 대표는 “키위와 같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이 합성비타민을 먹는 것보다 10배 이상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키위는 아기 주먹만 한 크기(100g)지만 비타민C 108.9mg, 비타민E 2.2mg, 칼륨 299.6mg, 칼슘 21.4mg, 인 28.7mg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C 함유량은 오렌지보다 2배, 사과보다 17배나 더 많다. 또 빈혈을 없애주는 엽산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글루탐산이 풍부해 어린이와 임신부에게 좋다.

그린키위는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좋다. 섬유질이 풍부해 공복감을 해소해 주고 다이어트 시 걸리기 쉬운 변비 해소에 도움을 주는 한편 칼로리는 낮다. 100g당 그린키위의 식이섬유는 바나나보다(2.6g) 0.4g 많지만 칼로리는 바나나의 절반이다.

또 그린키위에는 단백질 분해제인 액티니딘 성분이 많아 소화 작용이 뛰어나다. 고기를 잴 때 키위를 넣으면 부드러워지는 것도 액티니딘 덕분이다. 육류를 먹은 뒤 키위를 디저트로 먹으면 소화가 빨리 되고 더부룩한 느낌도 사라진다.

키위는 영양소 밀도(영양소의 하루 필요량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과일이다. 제스프리의 영양학자 린리 드러몬드 박사는 “100cal당 골드키위의 영양소 밀도는 22.65cal, 그린키위는 18.19cal인 반면 흔히 먹는 오렌지는 16.03cal, 바나나는 6.44cal, 사과는 3.73cal”라면서 “하루에 키위 2개만 먹어도 대부분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카티카티에서 만난 키위 재배 농가들은 농약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에서 키위를 키우고 있는 필리파 라이트 씨는 “껍질에 털이 있고 후숙(後熟) 과일의 특성상 열매가 단단해 벌레가 잘 생기지 않아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수저로 파먹거나 요리로 다양하게

키위는 바나나처럼 수확한 뒤에 익는 과일. 신맛을 좋아하면 약간 단단한 것을 골라 바로 먹으면 되고, 조금 달콤하게 먹고 싶으면 냉장고나 상온에 며칠 두었다가 먹으면 된다.

가장 간단히 키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반으로 잘라 수저로 파먹는 것이다. 하지만 요리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많다.

골드키위 요거트 주스는 간단하게 만들어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다. 믹서에 껍질을 벗긴 골드키위와 플레인 요거트, 얼음, 꿀을 넣고 갈면 된다. 여기에 잘게 썬 골드키위를 섞어 마시면 달달한 맛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골드키위 오징어 샐러드도 맛이 좋다. 다진 그린키위에 오징어를 30분 정도 재워둔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액티니딘 성분 때문에 오징어 살이 연해진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오징어를 빠르게 볶는다. 샐러드 채소 위에 잘게 다진 골드키위와 그린키위, 오징어를 얹고 올리브유와 간장, 레몬즙, 참기름을 뿌리면 샐러드가 완성된다.

키위 삼겹살 구이도 이색적이다. 골드키위를 굵게 다진 뒤 삼겹살에 올려 함께 굽는다. 이렇게 하면 기름기가 줄어들고 고기가 연해져 구운 뒤에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간장에 레몬즙과 잘게 썬 골드키위, 식초를 섞어 소스를 만들어 삼겹살에 끼얹어 먹으면 된다.

키위잼은 새콤달콤하면서도 중간 중간 씨가 씹히는 게 매력적이다. 껍질을 벗긴 그린키위를 잘게 다진 뒤 설탕을 섞고 불에서 저어가며 졸이면 된다. 마지막에 레몬즙을 약간 넣으면 좋다.


▼“1등급 키위만이 제스프리 브랜드로 출하”▼

 

1997년 설립된 제스프리는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제스프리 키위는 일본(18%)에 가장 많이 수출되고 스페인(12%), 독일과 중국(각각 9%) 등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뉴질랜드 제스프리 본사에서 확인한 결과 한국도 7%로 제스프리에서 수입하는 키위 물량이 해마다 늘고 있다.

제스프리 본사에서 만난 레인 제이거 대표(사진)는 “1등급 판정을 받은 키위만이 제스프리 브랜드로 출하될 수 있다”며 품질 경영을 줄곧 강조했다. 그는 뉴질랜드 키위 재배 농가 2700여 명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제스프리 키위는 칠레산보다 생산 비용이 40% 정도 더 들어가고 가격이 높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제스프리 키위를 선택합니다. 소비자들이 제스프리 키위를 ‘맛과 영양이 풍부한 제품’으로 인식하는 한 더 철저히 품질을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품질 관리를 위해 제스프리는 키위의 맛이나 품질을 높인 제품을 출하한 재배 농가에 최대 50%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린키위는 85%, 골드키위는 80∼90%만이 1등급 판정을 받고 수출됩니다. 상처가 있거나 모양이 고르지 않아 1등급이 되지 못한 키위는 내수 시장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키위의 제철은 5∼11월. 그 기간에 한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그린·골드키위는 뉴질랜드산이다. 그 외(12∼4월) 시기에는 골드키위의 경우 제주도에서 생산된 제스프리 키위를 먹을 수 있다.

올해는 보관 기간을 기존 키위보다 8주 정도 늘린 골드키위와 당도를 높인 그린키위가 뉴질랜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인공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키위 생산량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거 대표는 “매년 85억 원 이상을 새로운 키위 연구에 투자하는 만큼 앞으로 당도가 더 높고 껍질째 먹거나 껍질을 잘 벗길 수 있는 키위를 개발할 것”이라며 시장에 새로 나올 ‘야심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타우랑가(뉴질랜드)=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