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키위, 엽산깴글루탐산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임신부 좋아그린키위, 저칼로리·변비 없애주는 섬유질 많아 다이어트에 적합
○비타민 C·E, 엽산, 칼륨…비타민제 ‘키위’
키위는 종합비타민제다. 전 세계 키위 생산량의 30%(매출 1조2000억 원)를 차지하는 제스프리의 레인 제이거 대표는 “키위와 같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이 합성비타민을 먹는 것보다 10배 이상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키위는 아기 주먹만 한 크기(100g)지만 비타민C 108.9mg, 비타민E 2.2mg, 칼륨 299.6mg, 칼슘 21.4mg, 인 28.7mg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C 함유량은 오렌지보다 2배, 사과보다 17배나 더 많다. 또 빈혈을 없애주는 엽산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글루탐산이 풍부해 어린이와 임신부에게 좋다.
또 그린키위에는 단백질 분해제인 액티니딘 성분이 많아 소화 작용이 뛰어나다. 고기를 잴 때 키위를 넣으면 부드러워지는 것도 액티니딘 덕분이다. 육류를 먹은 뒤 키위를 디저트로 먹으면 소화가 빨리 되고 더부룩한 느낌도 사라진다.
키위는 영양소 밀도(영양소의 하루 필요량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과일이다. 제스프리의 영양학자 린리 드러몬드 박사는 “100cal당 골드키위의 영양소 밀도는 22.65cal, 그린키위는 18.19cal인 반면 흔히 먹는 오렌지는 16.03cal, 바나나는 6.44cal, 사과는 3.73cal”라면서 “하루에 키위 2개만 먹어도 대부분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카티카티에서 만난 키위 재배 농가들은 농약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에서 키위를 키우고 있는 필리파 라이트 씨는 “껍질에 털이 있고 후숙(後熟) 과일의 특성상 열매가 단단해 벌레가 잘 생기지 않아 농약을 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수저로 파먹거나 요리로 다양하게
가장 간단히 키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반으로 잘라 수저로 파먹는 것이다. 하지만 요리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많다.
골드키위 요거트 주스는 간단하게 만들어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다. 믹서에 껍질을 벗긴 골드키위와 플레인 요거트, 얼음, 꿀을 넣고 갈면 된다. 여기에 잘게 썬 골드키위를 섞어 마시면 달달한 맛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골드키위 오징어 샐러드도 맛이 좋다. 다진 그린키위에 오징어를 30분 정도 재워둔다. 단백질을 분해하는 액티니딘 성분 때문에 오징어 살이 연해진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오징어를 빠르게 볶는다. 샐러드 채소 위에 잘게 다진 골드키위와 그린키위, 오징어를 얹고 올리브유와 간장, 레몬즙, 참기름을 뿌리면 샐러드가 완성된다.
키위 삼겹살 구이도 이색적이다. 골드키위를 굵게 다진 뒤 삼겹살에 올려 함께 굽는다. 이렇게 하면 기름기가 줄어들고 고기가 연해져 구운 뒤에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간장에 레몬즙과 잘게 썬 골드키위, 식초를 섞어 소스를 만들어 삼겹살에 끼얹어 먹으면 된다.
▼“1등급 키위만이 제스프리 브랜드로 출하”▼
제스프리 본사에서 만난 레인 제이거 대표(사진)는 “1등급 판정을 받은 키위만이 제스프리 브랜드로 출하될 수 있다”며 품질 경영을 줄곧 강조했다. 그는 뉴질랜드 키위 재배 농가 2700여 명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제스프리 키위는 칠레산보다 생산 비용이 40% 정도 더 들어가고 가격이 높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제스프리 키위를 선택합니다. 소비자들이 제스프리 키위를 ‘맛과 영양이 풍부한 제품’으로 인식하는 한 더 철저히 품질을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품질 관리를 위해 제스프리는 키위의 맛이나 품질을 높인 제품을 출하한 재배 농가에 최대 50%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그린키위는 85%, 골드키위는 80∼90%만이 1등급 판정을 받고 수출됩니다. 상처가 있거나 모양이 고르지 않아 1등급이 되지 못한 키위는 내수 시장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키위의 제철은 5∼11월. 그 기간에 한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그린·골드키위는 뉴질랜드산이다. 그 외(12∼4월) 시기에는 골드키위의 경우 제주도에서 생산된 제스프리 키위를 먹을 수 있다.
올해는 보관 기간을 기존 키위보다 8주 정도 늘린 골드키위와 당도를 높인 그린키위가 뉴질랜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인공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키위 생산량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거 대표는 “매년 85억 원 이상을 새로운 키위 연구에 투자하는 만큼 앞으로 당도가 더 높고 껍질째 먹거나 껍질을 잘 벗길 수 있는 키위를 개발할 것”이라며 시장에 새로 나올 ‘야심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타우랑가(뉴질랜드)=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