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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병원 수련의, 자신이 마취한 女환자 옆에서 ‘쿨쿨’

입력 | 2011-05-25 03:00:00

경찰 “성폭력 여부 조사”




‘취해서?’

19일 오전 2시 반경 전북 전주시내 한 병원에서 새벽 회진을 돌던 간호사 A 씨는 한 병실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파란색 수술복을 입은 이 병원 마취과 레지던트 B 씨(28)가 입원 중인 환자 C 씨(23·여)와 나란히 누워 코를 골며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원이 발칵 뒤집힌 소동 이후에 눈을 뜬 C 씨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성추행을 의심한 C 씨는 B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너무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잠을 자기 위해 3층 숙소로 가다 엉뚱한 병실에 들어간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C 씨 병실에 들어가기 1시간 전 병원에 들어온 후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라면을 먹은 뒤 병원 옥상에서 담배를 피운 사실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드러났다.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만취했다는 진술에 의심이 간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경찰은 또 전날 오전 10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체 일부분을 수술하기 위해 국소마취를 받은 C 씨가 B 씨의 황당한 행동에 왜 깨어나지 못했는지도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

C 씨에게 마취를 한 사람은 바로 B 씨였다. 전북지방경찰청은 24일 “B 씨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는 한편 마취제 투여량을 확인하기 위해 C 씨의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며 “일단 C 씨가 성폭행을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