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
그렇다면 펀드시장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는 없을까. 시장에는 일일이 종류를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펀드가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발표되는 펀드 수익률 순위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펀드도 제각각이다.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전문가들의 추천 펀드도 매달 바뀌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펀드다운 펀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좋은 펀드가 되기 위한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좋은 수익률일 수밖에 없다. 좋은 수익률의 조건은 성과 수준과 영속성 등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수익률이야 높을수록 좋겠지만 그것이 지속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어느 한 시점에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그 펀드를 반드시 좋은 펀드라고 할 수 없다. 성과를 언제 측정하더라도 꾸준히 좋아야 성과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수익률은 1등보다 중간 이상 정도가 더 좋을 수 있다. 펀드의 과거 수익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래에도 수익률이 비슷하게 반복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데 수익률 1등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더 많이 투자하는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 베팅을 크게 해서 성공하면 큰 수익이 날 수 있지만 매번 큰 베팅이 적중하기란 쉽지 않다. 적중하지 못했을 때 손실 역시 크다. 또 특정 시점에 큰 베팅이 적중했을 때의 높은 성과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반복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위험을 감내하면서 중간 이상의 성과를 누적해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하는 펀드야말로 ‘나는 펀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송태헌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자산배분·PS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