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내 고엽제 사용 은폐시도… 다이옥신 폐기 명령은 ‘극비’였다”
고엽제 처리장소 추정되는 부평 캠프마켓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묻혀 있던 고엽제 추정 화학물질이 옮겨져 처리된 장소로 추정되는 인천 부평구 부평동 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정문. 부평=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68년과 1977∼1978년 두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래리 앤더슨 씨(63·유타 주 거주)는 25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본보 26일자 A5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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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앤더슨 씨가 2009년 8월 ‘코리안워프로젝트’에 올린 글.
―1977년 다이옥신 폐기명령은 누가 내렸나.
“2사단 본부에서 떨어졌다. 내 임무는 2사단 창고에서 다이옥신 양이 정확히 맞게 배치돼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었다. 폐기 처분 명령은 2사단 군수 창고에 모두 전달됐다. 남아있는 모든 다이옥신을 폐기하라는 지시였다.”
―명령을 내린 사람을 기억하나.
“모른다. 모든 것이 극비였다. 아무도, 정부조차도 다이옥신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였다. 한국의 새 대통령(김대중 정부를 지칭)이 이 문제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뒤에서야 미국은 당혹감을 떨치지 못한 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증거가 한국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은 증거를 숨기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에이전트 오렌지는 의도적으로, 그리고 많은 지역에서 사용됐다는 사실이다. 용산 미군기지의 야전위생팀에서 에이전트 오렌지를 우리 캠프에 보급하고 쥐를 박멸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왜 그때 다이옥신을 폐기하라고 했나.
“다이옥신이 독성물질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진 때였고 다이옥신이 한국에서 사용됐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하나도 남기려고 하지 않았다. 1배럴이 있었는지 100배럴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남아 있는 모든 다이옥신을 폐기하라고 했다. 미국은 에어전트 오렌지 사용을 항상 부인했다. 한국이 이 문제를 공개하고 증거를 내놓고 나서야 인정했다. 아들이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2003년에서야 인정을 받았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한국 어디에 뿌려졌나.
―1977년 수거한 다이옥신은 어디로 갔나.
“나는 1978년 1월 한국을 떠났다. 1977년 여름에 폐기 명령이 떨어졌는데 내 임무는 하나도 남기지 않고 2사단 창고에서 없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2사단 본부의 공급창고에서 모든 다이옥신을 모았다. 하지만 어떻게 폐기했는지는 모른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