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안 앵커) 고교야구는 프로야구의 '젖줄'이나 다름없죠.
류현진, 이대호, 김현수 같은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고교에서 바로 프로로 직행한 선수들입니다. 우수한 고교 유망주들을 얼마나 영입하느냐에 따라 각 구단의 희비가 엇갈리는데요.
스카우터들의 영입 전쟁 현장, 유재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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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과 기록지 위에서 손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는 관중이 아닙니다.
고교야구 유망주들을 관찰하는 프로구단 스카우터들입니다.
황금사자기 전국 고교야구 대회 16강전이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입니다.
본부석에는 30여명의 스카우터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행여 관심 있는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이라도 놓칠까봐 스카우터들은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잠깐 쉬는 시간도, 밥 먹는 시간도 아깝습니다.
<인터뷰1> 강상수 / LG트윈스 스카우트
" 아침 8시에 나와서 마지막 경기까지 보면 밤 10시까지는 있으니까… 강팀들끼리 붙는 경기가 있으면 밥 먹는 건 뒤로 미뤄야죠. 여유가 없으면 굶고…주중은 연습장에서 (선수들을) 보고 주말엔 경기를 보고, 그리고 여러 지역을 돌기 때문에 집에는 거의 못 들어갑니다."
경기장엔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도 눈에 띕니다.
2013년 1군 진입이 목표인 엔씨소프트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국내 8개 구단 틈바구니 속에서 우수 자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스카우터의 역할이 어느 구단보다 중요합니다.
<인터뷰2> 유영준 / 엔씨소프트 스카우터
"흙 속에서 아무도 못 찾는 진주를 깨내는 기분으로 나온다고 할까요. 남들 두 배 이상 움직여야죠. 선수를 보다 보니까 밥 먹으러 갈 시간도 없습니다."
이런 열띤 분위기를 선수들도 의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3> 김하민 / 덕수고 투수
"2학년 때는 편했는데요. 지금은 긴장도 많이 되고,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다. 의식 안 하려고 해도 시선이 가고…."
강점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는 선수들, 선수들의 숨은 강점을 하나라도 더 발굴하려는 스카우터들.이들의 존재만으로도 경기장은 후끈 달아오릅니다.
<스탠드 업>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벌이는 대결 못지않게 숨은 진주를 찾기 위한 스카우터들의 전쟁도 흥미롭습니다.
채널A 뉴스 유재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