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도 홍차도 아닌 것이∼ 오묘한 풍미 천하제일
봉화단총은 녹차의 맑은 향과 홍차의 농후한 단맛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동양차도구연구소 제공
광둥 오룡차는 푸젠의 우이옌차(武夷巖茶·무이암차)에서 유래했으나, 모방과 개조를 거치면서 독자적인 차의 품격을 형성했다. 그중 대표가 펑황단충(鳳凰單·봉황단총)이다. 이 차는 품질이 특히 좋아 중국 국내외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봉황단총은 녹차와 홍차의 중간인 반발효차다. 녹차의 맑은 향(청향)과 홍차의 농후한 단맛이 다 들어 있다. 꽃향기, 벌꿀향기, 과일향기, 차향기가 모여 일체가 된다는 평도 듣는다. 형태는 단단히 말려 있고, 색은 흑갈색 또는 회황갈색이며, 탕색은 순수하고 시원한 등황색이다. 마시면 시원한 맛이 오래도록 지속되며, 회감(回甘·차를 마신 뒤 입안에 감지되는 단맛)이 강하고, 여러 번 우려져 나오는 특징이 있다.
봉황단총은 향을 중시해서 마시기 때문에 자사호보다는 향이 배지 않는 백자 개완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원래 단총차(單茶)는 다른 나무의 찻잎을 섞지 않고, 차나무 한 그루의 잎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의 단총차는 그 개념이 약간 다르다. 한 그루가 아니라 같은 자연향을 가진 차나무의 잎을 모아 만든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테스트가 필요하다. 그 품종에는 난향(蘭香) 황치향(黃梔香) 행인향(杏仁香) 화향(花香), 천리향(千里香) 등이 있다.
지란향(芝蘭香) 밀란향(蜜蘭香) 황지향(黃枝香) 강화향(薑花香) 등은 현대 단총차로 불리지만 그 모주(母株)가 모두 100여 년에서부터 수백 년 전에 발견된 것들이다.
2011년 광둥 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송종단총(宋種單·봉황단총 고급차)은 한 근(500g)의 도매시세가 8000∼1만 위안(약 190만 원) 정도다. 이것은 푸젠 무이암차인 대홍포의 고급차와 비슷한 높은 가격이다. 그만큼 중국 내에서 인기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밀란향, 황지향, 개화향 등 신품종의 가격대는 도매 기준으로 근당 800위안(약 16만 원) 전후다.
봄철 맑은 날 오후 1∼4시에 찻잎을 채집한다. 봉황단총의 채엽 시기는 다른 오룡차의 그것보다 조금 늦다. 따라서 좀 더 자란 잎을 따게 된다.
따낸 찻잎은 여러 공정을 거친 후 반드시 음지에서 일정 시간 위조(萎凋·찻잎 시들리기)해 초제가공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봉황단총 특유의 향운을 만들어낼 수 없다.
현지의 차 농가들은 집 안에서 작은 규모의 기계를 놓고 완성차를 선별하고 자신들만의 가공작업을 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누적된 차 제조 노하우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다. 이런 자연스러운 노하우 전수가 오늘날 봉황단총을 유명한 차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차나무 번식방법
봉황단총의 전통적 유성생식은 자연변이에 의한 차나무의 품종 다양화를 가져왔다. 무성생식은 독특한 향기가 나는 차나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해줬다.
동양차도구연구소 소장 www.seok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