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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베팅 가담자의 폭로 “컵대회서 거액 날리자 정규리그서도 승부조작”

입력 | 2011-05-28 07:00:00

1억 이상 받은 B구단 뜻밖 무승부
이 한 경기로 검은돈 20억 날아가
컵대회 손실 만회 위해 리그에 마수
패배 원인제공 선수에 온갖 협박도




컵 대회에 이어 정규리그에서도 승부조작이 이뤄진 사례가 포착됐다.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들은 컵 대회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로 손실을 입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3일 후 예정된 정규리그까지 승부조작의 마수를 뻗쳤다. 이들이 컵 대회에서 입은 손실액만 무려 20억원 이상의 거액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준다.

스포츠동아에 27일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승부조작이 이뤄졌던 경기에 직접 돈을 건 베터 A씨였다.

통상 불법 베팅 사이트의 경우 사전에 허락받은 사람만 접근할 수 있다. 이들이 따로 공유하는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다. A씨도 그 중 1명이었다. A씨는 자신의 신원을 밝히기를 극도로 꺼려했다.

A씨가 밝힌 승부조작의 진원지는 B구단이었다.

올 시즌 ○월○일 B구단은 지방의 C구단과 컵 대회 경기를 했다.

A씨에 따르면 사전에 B구단 몇몇 선수들이 포섭됐다. 1억원 이상의 돈이 B구단 선수들에게 흘러갔다. 조건은 당연히 B구단의 패배였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의 무승부로 끝났다. 돈을 받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

이 경기 무승부로 무려 20억 원대의 검은 돈이 날아갔다. A씨도 1000만원 상당의 큰 돈을 잃었다.

당연히 돈을 받은 선수들에게 협박이 이뤄졌다. 이들은 컵 대회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사흘 뒤 B구단과 D구단의 정규리그 경기에 또 한 번 돈을 걸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가 빗나갔다.

돈을 받은 선수들은 지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이런 저런 변수가 작용했다. 2경기 연속 게임을 지는 데 실패했다. 컵 대회 때 손실액이 20억 원이니 리그 경기에는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잃었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A씨는 “우리는 어느 팀이 지는 지 경기 전에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는 팀에 걸어서 돈을 따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선수들을 포섭하고도 실패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런 경우 해당 선수들에게 온갖 협박이 자행 된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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