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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그라운드 엿보기] 독버섯 처럼 번지는 반칙…환부를 도려내라

입력 | 2011-05-28 07:00:00


2008년 K3 리그에서 벌어진 국내 축구선수들과 중국 사기도박꾼들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당시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와 브로커 등 23명을 적발했다. 그 이후 축구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잠잠해지는가 싶었지만, 더 큰 폭탄이 터졌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K리그에서 승부조작이 발각된 것이다.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에 따르면, K리그 선수들을 매수한 스포츠복권 브로커 2명과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K리그 소속 선수 2명이 구속됐다.

국내에 합법적인 스포츠복표업체는 스포츠토토 한 곳 뿐이다. 국내외 14경기의 승무패를 맞추는 게임이다. 그리고 1인당 한번에 10만원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2∼3년 전부터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 신고 건수가 2007년 40건에서 2010년 7951건으로 늘었다. 이처럼 불법사이트가 날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며칠 전 축구세미나 때문에 마카오에 방문한 일이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K리그 단일 경기의 베팅 리스트였다. 충격이었다. 국내에선 단일경기를 공식적으로 베팅하는 방식은 없다. 현지 교포에 의하면 단일경기에 수십억을 베팅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연맹은 승부조작 방지대책의 일환으로 올 시즌 개막 전 선수와 구단 직원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선수교육과 함께 ‘불법 베팅이 적발될 경우 벌금 5,000만원과 연구제명 조치에 처한다’는 각서를 K리그 선수와 구단 직원에게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있었다.

스포츠는 승부에 대해 거짓이 없고, 보고, 듣고, 따라하고, 열광하는 외적인 표현으로서, 누구나 참여와 관람을 통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프로스포츠란 페어플레이 및 공정한 판정과 함께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끼리 멋지게 경쟁하는 것이다. 프로선수가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프로축구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협회나 연맹은 진상조사를 벌여 관련자 모두를 영구추방 해야 한다. 썩은 환부는 완전히 도려내는 것이 정답이다.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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