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말리자 되레 큰소리
‘뭐 이런 경찰관이….’
29일 새벽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일명 ‘먹자골목’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심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미 만취 상태였던 남성은 여성의 얼굴을 무지막지하게 주먹으로 내려쳤고 이 여성은 얼굴에서 피가 흘러내릴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 두 눈은 이미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일방적인 폭행을 말리려고 나섰지만 이 남성은 오히려 “뭘 보느냐, 내가 경찰이니 신경 쓰지 마라”며 고함을 쳤다.
시민의 신고로 연행된 이 남성은 경기 성남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A 순경(31).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순경은 전날 오후 피해여성인 대학동창 B 씨 및 다른 지인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모임에서 ‘소주폭탄주(소주+맥주)’를 마셨으며 B 씨는 다른 일행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서 A 순경과 술을 마셨다.
A 순경은 B 씨가 “이제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에 격분해 마구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A 순경은 경찰 조사에서 “폭행한 것은 맞지만 술에 취해 왜 때렸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날 A 순경을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청은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A 순경에게 감봉 또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