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경기는 계속 진행"
정몽규(49)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30일 최근프로축구판을 흔들어놓은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축구팬들에게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 총재는 이날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 인사를 한 뒤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총재는 "현재 조사되고 있는 사건은 30년간 지속해 온 K리그는 물론 한국축구의 근간을 흔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한다"면서 "한국프로축구의 명예를 걸고 앞장서서 K리그 내부의 승부 조작 시도와 불법 베팅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및 대한축구협회와 협력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K리그의 승부조작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프로연맹은 K리그를 총괄하는 단체로서 관리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어떤 비판도 달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연맹과 각 구단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모든 비리가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자에게는 일벌백계의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정 총재는 그러나 리그 경기의 중단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잘알고 있지만 어떤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완책을 마련해 경기는 계속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설사 많은 사람이 관련됐더라도 관련자를 다 제거하고 축구팬들을 위해 경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외국에서도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의 상황이 아니고는 리그가 중단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정남 부총재와 안기헌 사무총장, 각 분과위원회(상벌·경기·심판) 위원장이 배석했다.
안 사무총장은 "몇몇 선수가 불법 베팅에 참여하고 있는데 과거보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수들은 스포츠토토를 해서는 안 되지만 불법 사설 토토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설 토토는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도 해당된다고 들었다"며 "프로축구가 4개 프로스포츠 관계자 및 정부와 협력해 이를 근절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사무총장은 '몇몇 구단이 승부조작 선수의 리스트를 공유하며 트레이드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을 위해 각 구단에 연락해봤는데 다들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석자와 함께 다시 한번 사죄 인사를 하고 회견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