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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콜렛-헤이그 규칙’ 정책 화두로

입력 | 2011-05-31 03:00:00

박재완 장관 후보자 언급 ‘고용 늘리면 법인세 혜택’




콜렛-헤이그 규칙이 경제부처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3기 경제팀을 이끌게 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정책의 새로운 방법론으로 이 이론을 제시한 뒤부터다.

콜렛-헤이그 규칙은 여가와 관련된 세금은 높게 매기고 노동과 관련된 세금은 낮춰주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특히 이 규칙은 당장 8월로 예정된 세제 개편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세제는 박 후보자의 전문 분야다. 재정부에서 근무했던 2년을 모두 세제실에서 보낸 박 후보자는 유학시절 하버드대에서 조세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경제학 논문에나 나올 법한 이론이 등장하면서 재정부 공무원들도 공부에 한창이다. 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나 지시는 없었지만 자체적으로 이론을 어떻게 구현할지 연구하고 있다”며 “올해 세제 개편부터 새로운 원칙들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 관련 조세특례 제도는 콜렛-헤이그 규칙이 적용될 1순위로 꼽힌다. 고용증대세액공제와 장기미취업자 과세특례 등 6월 말 일몰을 맞는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기업이 올해 말까지 투자한 금액의 1% 한도에서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것으로 상시근로자를 1명 고용할 때 1000만 원(청년근로자는 1500만 원)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해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국회 입법 과정에서 임투세액 공제가 유지되면서 공제한도가 당초 계획했던 7%에서 1%로 크게 축소됐다. 하지만 임투세액 공제가 이미 30년가량 계속되면서 단순 보조금으로 변질된 만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투세액 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한도를 다시 7%로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 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노동과 관련한 세금을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에도 콜렛-헤이그 규칙을 적용한 법안을 발의했다. 유료도로법 개정안과 흡연세법안이 대표적이다. 유료도로법 개정안은 평일에는 유료 고속도로 통행료를 절반만 받자는 내용이며 흡연세법은 담배부담금을 국세로 전환하자는 것이 뼈대다.

재정부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위한 세제와 공공요금 차등 적용에 관심이 많았다”며 “앞으로 적발과 처벌보다는 효율과 자율을 중시하는 경제정책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