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핵 공포로 新에너지에 집중
독일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처음으로 원자력발전 포기를 선언했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환경장관은 30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기민당과 자유민주당, 기사당이 전날 밤 회동을 갖고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뢰트겐 장관은 “이번 결정이 나오기까지 오랫동안 협의를 가졌다. 수정조항이 없어 결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 내 원전 17기 가운데 노후 및 고장 등으로 멈춰 선 8기는 앞으로 영구 폐쇄되며, 나머지 6기와 가장 늦게 완공된 3기도 2021년 말과 2022년 말 폐쇄된다.
지난해 말 노후 원전의 평균수명을 12년 늘리는 결정을 내렸을 정도로 친(親)원전 성향을 보여 온 앙겔라 메르켈 정권이 ‘원전 완전 포기’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 것은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의 정치 지형이 반(反)원전 쪽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집권 기민당은 대지진 직후에 실시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선거에서 58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에 실패한 데 이어 이달 22일 브레멘 주 선거에서도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에 이어 제3당으로 전락했다. 특히 원전반대를 내세운 녹색당보다 득표가 떨어진 것은 충격이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