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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캐럴 ‘오염모래’ 年100t씩 캠프 마켓으로 옮겨 폐기

입력 | 2011-05-31 03:00:00

美공병단 1991년 보고서… 환경부, 1992년 美문서 분석“캠프 캐럴 고엽제 기록 발견” 증거없다던 미군 발표와 달라




미군 당국이 고엽제 매립 의혹이 일고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발생한 ‘모래쓰레기’를 인천 부평의 캠프 마켓으로 옮겨 폐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캠프 마켓은 주한미군의 화학물질 폐기물 집하처리장으로, 캠프 캐럴에 묻혀 있던 고엽제가 이곳으로 옮겨졌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본보 27일자 A1면 軍 소식통 “수십년간…

1991년 4월 발간된 미 육군공병단의 ‘미8군과 주일미군 등의 위험폐기물 최소화 방안’ 연구보고서에는 “캠프 캐럴에서 발생한 유해 쓰레기인 모래쓰레기(sand waste·오염 흙)가 해마다 100t에 이르고 모래쓰레기는 아직도 캠프 캐럴에서 부평의 군수품재활용유통처리소(DRMO)로 옮겨져 폐기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모래쓰레기는 군용기 재도색을 위해 기존의 색을 벗겨낼 때 사용하는 샌드블래스팅(Sand Blasting)의 잔존물로 재활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폐기처분됐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서 미군 독성물질위원회는 다량의 폐기물이 발생하는 모래분사 대신 환경에 덜 해로운 플라스틱을 이용한 PMB 방식을 권유했다. 또 보고서는 캠프 캐럴이 미군의 한국 내 화학물질 저장소일 뿐 아니라 군수물자 보급과 재활용 기지로 한국 미군기지 가운데 가장 큰 유해물질 발생지라고 적었다.

이 보고서는 1991년 4월 미 육군공병단 주관으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배출하는 폐유와 슬러지, 모래쓰레기 등 각종 산업폐기물을 현지 국가의 환경법에 따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보고서 작성자는 ‘Byung J. Kim’으로 돼 있다.

부평 DRMO는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미군지기 캠프 마켓 안에 있는 미 국방부 직할기관이다. 캠프 마켓은 약 6만6000m² 규모의 DRMO와 함께 정보, 기능, 통신, 공병부대 등을 갖춘 미군기지(총 60여만 m²)로 6·25전쟁 정전 이후 지금의 자리에 주둔해왔다.

한편 환경부는 1992년 작성된 미 공병대 보고서를 미군 측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에이전트 오렌지가 캠프 캐럴 내 야구장으로 알려진 ‘HH구역’에 저장돼 있다가 나중에 반출됐다는 미확인 보고서가 있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군은 “캠프 캐럴 내에 에이전트 오렌지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혀왔다. 또 보고서에는 폐슬러지 등 다른 오염물질이 하수처리장과 헬기장 서쪽에 매립됐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