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크아웃 조기졸업 배경
시공능력 17위의 대형 건설사인 경남기업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 2년 만에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서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제2의 ‘경남기업’은 누가 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솔건설 등 그룹 계열 건설사까지도 법정관리 신청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 부채비율 285.4%서 251.3%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09년 1월 이후 실시된 ‘건설업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는 국내 100대 건설사(시공능력 평가기준) 가운데 모두 29곳. 경남기업은 이 가운데 신일건업(시공능력 92위)에 이어 두 번째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게 됐다. 신일건업은 워크아웃 돌입과 동시에 사주의 사재 출연으로 졸업한 것이어서 경남기업은 제대로 된 워크아웃을 거쳐 조기 졸업하는 사실상 1호 업체다.
국내외에서 대형공사를 여럿 따낸 것도 워크아웃 졸업을 앞당기는 요인이 됐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10월 컨소시엄 형태로 1조1500억 원 규모 서울 동북선 경전철 사업을 따냈고, 올해 4월에는 1200억 원 규모의 알제리 정제공장 공사를 수주했다. 최근에는 25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주상복합 공사 낙찰통지서(LOA)를 받았다.
김호영 경남기업 사장은 “워크아웃을 벗어났어도 지속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내실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제2의 경남기업은 누구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건설사 가운데 조기 졸업이 유력한 곳은 우림건설 정도다. 나머지 대부분의 업체는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기보다는 당분간은 체질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상엽 우림건설 홍보부장은 “직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자구 노력을 펼친 결과 경상비 비율이 과거 8%에서 현재 4%대로 내려갔다”며 “이러한 노력이 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나머지 업체들은 워크아웃을 통해 채권단의 금융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굳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건설업의 대외 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