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이번 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가늠자가 될 것이다. 그동안 주요 지역별 제조업지수가 계속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시간으로 2일 새벽 발표되는 5월 ISM 제조업지수 역시 3개월 연속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예상대로 57.6이라면 작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이 지수가 낮아진다는 의미는 제조업의 성장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 지표들도 이미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업황 부진은 전월 자동차 생산 급락에서 확인했듯이 ①일본 부품 조달 차질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②누적된 기업 원재료 물가상승이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들의 구매물가지수는 이미 2008년 수준이거나 당시를 상회하고 있다. 원재료의 물가 부담이 커진 반면 이를 소비자 물가로 전가하는 힘은 약화돼 기업 이익에는 부정적인 환경이다. 다만, 양적완화 종료 이후 달러 약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재고 소진 효과를 감안하면 일본 부품 수급상황이 개선되는 하반기에 성장세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지역별, 업종별 고용 상황을 살펴보면 여전히 고용 수요의 확대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고용 증가세가 급락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란 판단을 할 수 있다. 폭은 줄더라도 신규고용 증가세가 플러스로 유지되고 제조업과 달리 ISM 서비스업지수가 전월 급락에서 벗어나 예상대로 반등한다면 미국의 내수경기 둔화 위험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미국과 반대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품 대체 효과가 수출 경기에 우호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5월 수출은 3개월 연속 20%대 증가를 유지했다. 반면 선행지수 및 내수지표들은 여전히 부진해 수출 증가와의 괴리는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경제 환경은 정부의 금리인상 속도를 더디게 할 변수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