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금발로 탈색한 한수영.
■ 트로트 가수된 ‘남격 합창단’의 한수영
엽기듀오 노라조와 손잡고
팝페라에 판소리까지 섭렵
“노라조와 손잡은 트로트 가수입니다.”
사범대 음악교육과 출신이고, 성악을 부전공하면서 팝페라 창법을 익혔다. 심수봉의 목소리에서 비음을 뺀 음색, 주현미의 창법, 김연자의 바이브레이션이 가미된 독특한 음색을 갖췄다. 그의 독특한 보컬은 지난 해 KBS 2TV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하모니’의 남격 합창단으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한수영은 현재 판소리도 배우고 있다. 기업체 행사나 지역 특산물축제 등 이른바 ‘행사’ 무대에서 팝페라와 트로트, 창을 동시에 하는 1인3역의 ‘멀티 가수’다 보니 행사업계에서 섭외 1순위다.
트로트 가수로서 행보도 독특하다. 트로트 가수는 염색이나 탈색을 하지 않는 불문율을 깨고 금발로 탈색했고, 작년 6월에는 KBS 1TV ‘가요무대’ 사상 최초로 피아노를 치면서 ‘사랑밖에 난몰라’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트로트 가수가 10곡짜리 정규앨범을 내는 것도 드문 일이다. 음반에 참여한 연주자도 화려하다. 베이시스트 서영도는 ‘서영도 트리오’의 리더이자 이소라, 신승훈 공연의 연주자이며, 기타리스트 이준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연주하고 있다. 한수영 자신도 음악교육과 출신답게 자작곡 능력도 있다. 이번 앨범엔 3곡을 작사했지만 그의 녹음기엔 고1때부터 만들어온 약 70곡의 데모곡이 들어있다.
“슬픈 곡조와 어울리지 않는 웃긴 가사에 처음엔 나도 많이 웃었지만, 노래를 부를수록 진지해졌다.”
타이틀곡 ‘불여우’는 한수영이 가진 매력을 한번에 보여주는 노래다. 창과 트로트, 성악의 요소가 합쳐진 독특한 노래. 노라조의 히트곡 ‘슈퍼맨’의 작사가 이영준이 노랫말을 썼고 해금이 가미된 곡조는 서글프다.
“단순히 히트곡을 원했으면 세미 트로트를 해야 하지만, 정통 트로트가 내게 맞고 또 오래가는 가수가 되고 싶어 첫 앨범부터 내 개성을 살린 노래를 담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 트로트로도 대학교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존경하는 가수는 있지만 롤 모델은 없다”는 한수영은 “꽃이 피는 잡초”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트위터@ziodadi)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