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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더워지면 잘 친다? 사실은…”

입력 | 2011-06-02 07:00:00

‘여름 사나이’ 그의 세가지 비결

□1 투수들 공 눈에 익어 노림수 생겨
□2 포물선 홈런 치려고 의식적 스윙
□3 5번 강민호 활약에 고의볼넷 줄어




여름의 길목인 6월이 시작됐고, 곧이어 무더운 7∼8월이 이어진다. 롯데 이대호(29·사진)는 지난 시즌 6월(12개)·7월(7개)·8월(12개)에 총 31개의 홈런을 쳤다. 본인 스스로도 “미쳤었다”고 할 정도의 활약이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5월에만 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지난 시즌 이상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는 1일 사직 넥센전을 앞두고, “주변에서 ‘여름 사나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조금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 이면에는 ‘날씨가 더워진다고 무조건 잘 치는 게 아닌데…’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 시기가 되면, 공이 눈에 익는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 각 팀 주축투수들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 그 데이터들은 보통 지난시즌의 투구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투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기존의 구종을 업그레이드시키거나, 새 구종을 추가해 개막을 맞는다. 이대호는 “이 맘 때쯤이 되면 투수들의 공이 눈에 익기 시작한다. 몇 번 경험을 하고 나도 준비를 하니까, 노림수가 생긴다”고 했다.

○의식적으로 백스핀을 주는 스윙을 한다

사직구장은 외야펜스가 4.85m로 8개 구단 홈구장 가운데 가장 높다. 이대호는 포물선을 그리는 홈런타구를 치기 위해 “배트의 약간 윗부분으로, 공의 약간 아래 부분을 맞힌다는 느낌의 스윙을 한다”고 밝혔다. 물리학적으로 보면, 이렇게 백스핀이 걸린 공은 양력(떠오르는 힘)이 커져서 포물선 형태의 비행을 하고 비거리도 길어진다. 이대호는 “(25일 사직 삼성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칠 때 첫 번째 홈런이 그런 식으로 높이 떠서 날아갔다”고 평가했다.

○5번 강민호의 타격상승세가 몰고 온 효과

이대호는 모든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1루가 비어있다면, 좋은 공을 줄 리 없다. 31일 사직 넥센전에서도 2개의 고의볼넷을 얻었다. 이대호는 “1사 뿐 아니라 2사 2·3루에서도 거른다. 타점기회와도 연결이 돼 있으니…”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역시 불방망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롯데의 5번타자 강민호는 5월 25∼31일까지 5경기에서 0.471, 2홈런으로 맹활약했다. 이 기간 동안 이대호의 홈런수는 5개였다. 이대호는 “(강)민호가 좋아지고 있으니, 앞으로 나에게 더 승부를 하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사직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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