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실 점거 농성 사흘째… 임명식 연기 安교수 “서울대 법인화, KAIST 선례 참고할만”
학교 법인화에 반대하는 서울대 총학생회의 총장실 및 본부 건물 점거 사태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에는 본부 총장실에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임용된 안철수 교수(49)가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점거 농성으로 임명식이 연기됐다. 임명장을 받지 못한 안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대 인근 총장 공관에서 오연천 총장 및 학교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했다. 서울대 측은 “임용식만 하지 않았을 뿐 정식 임용된 것은 달라질 것이 없다”며 “학교 행정업무가 정상화되는 대로 정식 임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교수는 교내 국제협력본부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 “이미 법인화된 KAIST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의 반대와 달리) KAIST가 실패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안 교수는 “이미 KAIST가 법인화돼 운영되고 있는 만큼 (KAIST 예를 참고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 좋을 것”이라며 “구성원 간 소통이 잘되려면 서로 조금씩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양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지난달까지 KAIST 석좌교수로 근무했다.
한편 서울대 본부를 점거한 학생 100여 명은 이날도 본부 입구를 막고 관리과나 재무과 등 일부 긴급을 요하는 업무 분야 직원만 선별적으로 들여보낸 채 대부분 교직원의 출입을 통제했다. 학생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오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오 총장은 “2일 정오까지 점거를 풀면 대화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