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연극상 작품상 ‘…차숙이네’4∼19일 남산예술센터 앙코르 공연
100분간의 공연 시간 텅 빈 무대에 집 한 채를 지어 올리며 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 남산예술센터 제공
100분간의 공연 시간 텅 빈 무대에 선을 긋고 밑그림을 그리고 거푸집을 얹고 콘크리트를 채워 집 한 채가 완성돼가는 과정 자체가 극의 골격이다. 시골 옛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으며 옛 추억을 되씹거나 설계변경 문제로 티격태격 다투는 차숙이네 삼남매의 이야기는 양념과 같다.
이들은 집을 짓는 목수들과 달포를 보내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집적된 인류의 수천 년 된 지혜를 나눈다. 집은 왜 반듯하게 직각으로 지어지는가, 집을 짓는 데 물길을 잡는 것이 왜 중요한가, 철근콘크리트는 언제 어떻게 발명됐는가 등등. 실질가치보다 교환가치로 집값이 결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풍자도 녹아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