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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 2위 G마켓 - 옥션 합병승인 기류

입력 | 2011-06-03 03:00:00

점유율 63% ‘오픈마켓 공룡’ 탄생하나




 

12조 원 규모에 이르는 오픈마켓 시장에 점유율 60%가 넘는 ‘공룡’이 등장한다. 오픈마켓 1, 2위인 G마켓과 옥션의 합병 얘기다.

두 회사가 3월 말 합병을 위해 제출한 기업결합신고서를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결합 승인을 내주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정부 내 일각에서 “두 회사가 합병하면 독점적인 시장 지위로 이들 업체와 거래하는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 결론이 주목된다.

국내 오픈마켓의 시장 규모는 2010년말 현재 거래액 기준 12조7000억 원이다. G마켓이 거래액 4조900억 원(점유율 38.5%)으로 1위, 옥션이 3조1000억 원(24.4%)으로 2위이다. 이어 SK텔레콤의 11번가가 3조 원(23.6%), 인터파크INT 1조7000억 원(13.3%) 순이다. 1, 2위인 G마켓-옥션이 합병하면 2010년 기준으로 거래액 8조 원에 시장점유율 62.9%에 이른다.

이 때문에 11번가 등 경쟁업체들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쏠림현상이 심화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G마켓에서 분유 기저귀 쌀 등 생필품을 판매하는 중소 상인들도 “지금도 G마켓이 과도한 쿠폰 발행 등을 통해 중소 상인들의 허리가 휘는데 1, 2위 회사가 합병하면 ‘슈퍼 갑(甲)’이 탄생해 영세상인은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탄원서를 지난달 25일 공정위에 제출했다. 예를 들어 1만 원짜리 상품에서 오픈마켓 업체들이 10%짜리 쿠폰을 발행해 소비자에게 9000원에 팔면 그만큼 중소상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한 이베이 측은 오픈마켓은 신규 사업자 진입이 활발한 경쟁시장이라고 주장한다. 오픈마켓은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 독과점 폐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점유율 4.9%에 불과했던 11번가가 3년 만에 23.6%까지 뛰어올랐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인 NHN(네이버)도 올해부터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회사인 이베이는 2001년 2월 옥션을 인수한 데 이어 2008년 국내 1위이던 G마켓까지 인수했다. 당시 G마켓과 옥션 두 회사의 오픈마켓 점유율은 87.2%에 이를 만큼 독점적이었기 때문에 공정위의 인수 승인은 이례적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시장점유율만을 고려
해 기업결합을 금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급변하는 인터넷 시장 환경에서 충분히 경쟁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며 인수를 승인했다.

따라서 이번 두 회사의 합병도 승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제한성 여부는 이미 2008년에 심사한 부분”이라며 “이번에는 ‘한 지붕 두 가족’에서 ‘한 지붕 한 가족’으로 바뀌는 데 따른 변화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당시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해 승인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업계 1, 2위 회사의 합병을 승인해 중소상인의 피해가 발생하면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화두인 ‘동반성장’ ‘상생’ 등과 배치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원칙적으로 계열사 간의 합병은 14일짜리 간이심사 대상이지만 공정위는 이번 건은 시정조치(조건부)이행 등 검토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최장 120일까지 가능한 ‘일반심사’로 진행하고 있어 7월 결론이 내려질 예정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오픈마켓(Open market) ::

일반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개인 판매자들이 인터넷에 직접 상품을 올려 매매하는 곳이다. ‘온라인 장터’ 또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