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는 공자가 말한 ‘詩三百(시삼백)’을 말한다. 詩三百은 대개 한나라 때 유교의 경전으로 공인되면서 ‘경’이란 명칭이 붙었는데, 그 이전의 맹자는 ‘詩’라고만 불렀다. 自西自東과 自南自北은 모두 동사 來(래)가 생략되어 있다고 보면 좋다. 無思不服은 ‘사모하여 복종하지 않음이 없다’는 말로, 이중부정의 표현을 통해 완전긍정의 뜻을 나타냈다. 思는 무왕의 덕을 사모한다는 말이다. 此之謂也는 ‘이것을 말한다’인데, 此가 가리키는 것은 지난 호에 나온 ‘王者의 以德服人(이덕복인, 덕으로 남을 복종시킴)’이다.
힘으로 남을 복종시키는 것은 남을 복종시키는 데 ‘뜻을 두므로’ 일시적으로는 남이 감히 복종하지 않을 수 없으나 언젠가는 불복종의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비해 덕으로 남을 복종시키는 것은 남을 복종시키는 데 ‘뜻을 두지 않으므로’ 남이 저절로 복종하게 된다. 力과 德을 대립시켜 논하는 것은 역사상의 정권이나 현대의 여러 조직에 대해 그 성립 원리를 온전하게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위정자나 지도자라면 力보다는 德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