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15km 호반…소양강처녀 노랫가락 들리는듯
강원 춘천시 의암호 나들길은 수려한 경관의 의암호를 따라 걷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춘천시 소양2교 인근의 소양강처녀상.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강을 낀 고을이 평양 다음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 만큼 춘천에는 호수와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 많다. 이 가운데 봄내길 제4코스로 이름 붙여진 ‘의암호 나들길’이 특히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코스를 정비 중이어서 이정표 등도 없지만 오히려 덜 다듬어진 투박한 멋이 매력으로 꼽힌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의암호 나들길은 서면 금산리 박사마을 선양탑에서 출발해 눈늪나루∼성재봉∼오미나루∼신매대교∼오미들길∼소양2교∼소양강처녀상∼의암호산책로∼공지천∼어린이회관∼송암리로 이어지는 15km다. 총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그러나 구간의 절반가량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시내 구간이어서 개인에 따라 코스 길이를 조정할 수 있다.
서면 일대는 영화로도 제작됐던 안정효 씨의 소설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안 씨는 1963년 글을 쓰기 위해 이곳에 내려왔다가 이 지역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 6·25전쟁 중 미군 문화의 유입으로 붕괴돼 가는 한 시골 마을의 모습을 그렸다. 소설에는 장군봉 감와리 중도 등 실제 지명이 그대로 사용됐다.
소양2교 옆에는 ‘소양강처녀’ 노래비(碑)와 소양강처녀상이 있다. 해가 저물 무렵 붉게 물든 노을을 배경으로 서 있는 소양강처녀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애용되고 있다.
의암호 나들길은 전 구간이 높낮이가 거의 없이 평탄해 어린이와 노인들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의암호 나들길은 대중교통편도 비교적 편리하다. 경춘선복선전철 종착역인 춘천역에서 서면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