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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포항 김정겸 선수도 “불법베팅”

입력 | 2011-06-03 03:00:00

승부조작 정보 입수후 참가… 1000만원 걸고 2.2배 챙겨檢 “K리그 의혹도 수사중”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올해 ‘러시앤캐시컵 2011’ 대회뿐 아니라 지난해 일부 K리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미 확인된 광주FC, 대전시티즌 외에 제3의 구단 선수도 연루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파문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검 곽규홍 차장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열린 K리그 정규 및 컵대회 가운데 승부조작을 조사 중인 것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관련 구단과 어느 경기인지는) 확인 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경기에 대한 분석은 언제 끝나느냐”고 묻자 “최대한 빨리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사실상 K리그 정규 경기도 조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올 4월 6일 열린 대전시티즌-포항스틸러스전에 제삼자를 통해 불법 베팅을 했다가 소속팀인 포항스틸러스가 계약을 해지한 김정겸 선수(35)에 대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을 적용해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김 선수는 대전시티즌 김모 선수(27·구속)로부터 승부조작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인척 명의로 해당 경기에 1000만 원을 걸어 2.2배 배당을 받았다. 김 선수 외에도 승부조작 경기에 베팅을 한 혐의가 있는 다른 팀 선수 3, 4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민체육진흥법 30조에 따르면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감독·코치·심판 및 경기단체 임직원은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알선하거나 양도받지 못한다.

검찰은 승부조작에 개입해 돈을 댄 전주(錢主)와 배후세력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승부조작에 개입한 브로커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최근 내부 갈등에 따른 보복폭행 과정에서 17명이 경찰에 구속된 ‘북마산파’와 관련이 있는지도 캐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지난달 25일 이후 ‘축구 대학리그는 물론이고 축구 외의 다른 종목에서도 승부조작 등 불법이 많다’는 제보가 수십 건 들어왔으나 익명인 데다 구체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