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사회추진회의 주재.."전관예우, 공정사회 기준서 가장 배치돼"
"수십년간 누적돼 온 문제..변화 계기로 삼아야"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요즘 저축은행 문제가 발생한 것도 전관예우에서 발생했다고 하는 게 전체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상당한 부분이 그것이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제3차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정사회 기준에서 가장 배치되는 것이 전관예우"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실패할 때마다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를 시정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자기의 탓이라고 보면서 이문제를 과감히 극복할 때 우리 사회는 한단계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관예우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내렸고 또 그것이 일반적으로 관습화가 돼 버렸다"면서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새로운 잣대를 놓고 보면 이것이 가장 공정사회에 반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바로잡는 것은 소수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국민 모두에게는 공정사회로 가는 하나의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관예우를 언급, "이런 것을 용인하고 덮어오던 사회에서 이제는 문제를 삼고 타파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길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전관예우도 기회균등이 아니라 기득권이 득을 보는 것"이라며 "약자도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겠다. 출발선상의 기회만은 균등하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다.
아울러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서민 금융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같이 해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공직 생활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퇴직 공무원 출신 강성태 서울시립대 교수의 발언을 듣고 "그러한 고위 공직자의 자세는 대통령인 나에게도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날 회의에서 해외근무 기간 만났던 한 퇴직 공무원의 말을 인용, "(퇴임후) 경력을 갖고 돈을 벌지만 양심을 팔지는 않는다"면서 "공직 생활 기간 전문적 지식과 경험은 내 소유가 아니므로 퇴직하면 국가와 사회에 되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한 초임 사무관이 공직은 세상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자 "퇴임할 때까지 그 정신 그대로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