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의 금요기도회가 열린 3일 시리아 중부 도시 하마에서 시민 5만여 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가 벌어지자 시리아군은 실탄을 쏘며 무력진압에 나서 이날 오후 6시 현재 최소한 2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 시는 1982년 수니파 이슬람 신도의 봉기에 대한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2만 명 이상이 학살된 참사가 일어났던 곳이다. 당시 대량 학살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부친인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하마 시에서 약 30년 만에 참사가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시위에 시리아군이 즉각 강경 진압에 나선 것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리아군은 이미 한 달 가까이 시리아에서 반정부 감정이 가장 높은 하마 시를 봉쇄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날 군이 하마의 구도심과 아시 광장 인근에 모인 시위대에 자동소총을 발사하고 저격수를 동원한 조준사격을 가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아사드 정권은 지난달 29일에는 새로운 시위 중심지로 부상한 중부의 홈스 지역에 군부대를 투입해 엿새 동안 75명 이상을 숨지게 한 것으로 야권은 파악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3월 중순 반정부 봉기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사망자는 1100명에 달하며 어린이 희생자 30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