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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휴지통]성추행 의대생 오인 엉뚱한 ‘신상털기’

입력 | 2011-06-06 03:00:00

피의자와 성씨 같은 동급생 온라인서 실명비난 시달려…
피해학생, 누리꾼들 고소




‘제가 아닙니다….’

일부 누리꾼에 의해 서울 K대 의대생들의 성폭력 사건 피의자로 오인된 이 학교 의대생 박모 씨(25)가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누리꾼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일부 누리꾼은 3일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 학교 학사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 명단을 입수하고 이른바 ‘신상 털기’에 나섰다. 누리꾼들의 신상 털기 과정에서 실제 피의자 박모 씨(23)와 성과 학번이 같은 ‘죄 없는’ 박 씨를 포착했으며 별다른 확인 과정 없이 ‘죄 없는’ 박 씨의 실명과 미니홈피 주소 등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4학년은 140여 명이며 이 중 남성이고 성이 박 씨인 사람은 10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죄 없는’ 박 씨는 사건 당일 현장에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피의자 박 씨보다 나이도 두 살 많다. 하지만 ‘죄 없는’ 박 씨는 신상 털기로 이날 하루 종일 지인들과 학교 선후배 및 교수에게서 “네가 한 것이 맞느냐”는 확인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죄 없는’ 박 씨는 이날 오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조금 지나면 아니라고 밝혀질 거라는 생각에 그냥 뒀는데 시간이 갈수록 악성 글이 끊이질 않는다. 자제해 달라”는 글을 올렸지만 사태는 이미 수습이 안 될 정도로 확산됐다.

결국 참다못한 박 씨는 4일 자신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누리꾼 20여 명을 처벌해 달라며 서울 성북경찰서에 신고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