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 따라 요원들도 진화… 외국어-IT-최신무기 무장
미국 영화배우 맷 데이먼(제이슨 본)이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첩보영화인 ‘본 얼티메이텀’ 에서 상대방에게 권총을 겨누고 있다. 데이먼은 이 영화에서 미 정보기관의 암살요원 역을 맡았다. 동아일보DB
#2. 2000년대 중반 국가정보원은 버뮤다와 케이맨 제도 등 조세 피난처(Tax haven)에서 활동해온 국제무기상이 유럽의 한 휴양지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B 요원을 현지로 보냈다. 한국 내 러시아계 폭력조직과도 거래한다는 의혹을 받아 온 거물 무기상이었다. B 요원은 영국의 대외첩보기관인 MI6 요원들과 공조해 이 무기상을 추적 감시했다. 특히 이 무기상이 한국에서 사용하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를 변조해 사용하고 있음을 알아내고 첨단장비로 감청에도 성공해 이 무기상이 다른 무기상과 접촉하는 등의 행적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었다.
첩보전의 국경이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정보요원들의 역량도 그에 걸맞게 진화하고 있다. 영화 ‘007 시리즈’나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첨단무기까지는 아니지만 시대 변화와 기술 진보에 맞게 정보전 능력을 높여 왔다.
이전에는 권총과 M-16 소총, 수류탄 등 기초개인화기만 다뤄도 됐지만 최근엔 대테러, 시가전 등의 상황에 대비해 훨씬 다양한 화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일부 현장요원은 청해부대 요원들이 올해 1월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 사용했던 독일제 MP-5를 비롯해 벨기에산 P-90 등 근거리 총격전에 대비한 자동화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기를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투술도 태권도 합기도 같은 기초무술 외에 단검으로 순식간에 적을 제압하는 동남아 무술인 ‘칼리 아르니스(Kali Arnis)’처럼 수행 임무와 활동지역에 맞는 다양한 무술을 연마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