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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제… M&A… 은행권 노사갈등 일촉즉발

입력 | 2011-06-09 03:00:00

SC제일銀노조 “이달내 2차 파업 돌입하겠다”
외환노조 “총파업” 우리노조 “메가뱅크 저지”




성과연봉제 도입,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등 금융권 현안을 둘러싸고 노사간 대결국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갈등 양상이 언제 폭발할지 모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노조는 금융권 최초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사측과 연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잘 풀리지 않고 있다. 또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계약 연장을 비판하면서 반대 투쟁에 복귀했다. 우리은행 노조도 산은금융지주의 인수 시도 저지를 위한 투쟁을 선언하면서 총파업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면서 지난달 30일 하루 총파업을 벌인 SC제일은행 노조는 협상에 성과가 없자 ‘2차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리처드 힐 행장과 SC제일은행 노조는 7일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협상은 15분 만에 결렬됐다. 노조 측은 “힐 행장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본사가 있는 영국을 항의 방문한 뒤 2차 총파업에 들어가려던 계획을 바꿔 이달 내로 2차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그룹 차원에서 노조와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힐 행장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단 사측에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최고경영자(CEO)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며, 결렬에 대비해 6월 말 무기한 2차 파업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사측은 “연봉제가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데도 노조가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유보로 야외투쟁을 중단하고 현업으로 돌아갔던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인수계약 연장이 기정사실화하자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금융 본점 앞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저지 집회를 재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노조와 우리은행 노조도 양 지주 간 합병이 성사되면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금융 노조협의회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우리금융 매각방안인 인수에 의한 흡수합병 방안을 결사 반대한다”며 “메가뱅크 저지를 위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상급단체인 금융노조도 22일 약 10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각 노조의 투쟁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금융노조의 최대 규모 집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인수합병(M&A), 임금정상화 등 하나같이 해결이 힘든 문제들”이라며 “금융권 노사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