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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기자의 킥오프]박지성, 자선경기 성공하려면 언론관 바꿔야

입력 | 2011-06-09 03:00:00


박지성재단(JS파운데이션)이 15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개최하는 자선 축구경기의 홍보 대행사는 최근 축구 담당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항간에 이상한 소문이 돈다는데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이다’고 해명하는 전화였다. 소문이란 재단 관계자가 언론사를 차별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홍보 대행사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언론기피증에 상당히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박지성은 지난달 29일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때 현지 취재 간 기자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31일 귀국 때도 기자들이 기다리는 입국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다. 홍보 관계자는 “입국할 때 자선경기에 대해 몇 마디만 해줬어도 홍보하기 쉬웠는데…”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성의 이런 태도에 ‘가도 별 볼일 없을 거야’라며 취재를 포기하는 언론사가 많아지자 “그럼 13일 인천공항에서 진행하는 사전 행사에는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타와 언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언론은 국민들의 관심사인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달한다. 스타를 직접 만날 수 없는 국민들은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열광한다. 언론을 국민의 대변자라고 하는 이유다. 자선대회 홍보를 맡은 대행사로선 박지성이란 스타를 내세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급적 많이 받게 해야 국민들이 대회에 관심을 가져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박지성은 한국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언론기피증이 생겼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뤘을 때도 박지성은 주장임에도 인터뷰에 잘 나서지 않았다. 축구에 대한 관심 유도와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가급적 인터뷰 기회를 많이 주려 했지만 박지성은 항상 거부했다. 물론 지나친 관심에 귀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은 국민과 소통하는 통로다. 통로가 막히면 국민의 관심도 떨어진다. 대그룹이 후원한 제1회 두산 아시안드림컵 자선경기가 성공하려면 박지성의 언론관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