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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플러스/커버스토리]‘반반빛’ 강동호 “김현주와 이유리, 둘 다 가질 수는 없나요?”

입력 | 2011-06-10 11:00:54

●'뮤지컬계 소지섭' 실력파 신인
●"러블리 하신 파트너 김현주 선배님, 나이차를 한번도 느낀 적 없어요"
●노래, 춤, 성대모사, 운동까지… '예능 출격 완료!'
●감동이라는 선물 주는 존경받는 배우가 꿈




강동호는 알고 보면 지난 5년간 뮤지컬 ‘그리스’, ‘쓰릴미’, ‘옥탑방 고양이’ 등에 출연하며 실력을 탄탄하게 키워온 ‘잔뼈 굵은’ 신인이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김현주의 옆자리를 꿰찬 당찬 신인이 있다. 바로 훈남 고시생 강대범 역의 배우 강동호(26)다.

강동호는 데뷔 15년차 대선배인 김현주의 옆방을 차지해 호흡을 맞추는가 하면 김현주(34)와의 다정한 모습으로 데뷔 13년차 김석훈(39)을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기도 한다.

강동호는 알고 보면 지난 5년간 뮤지컬 '그리스', '쓰릴미', '옥탑방 고양이' 등에 출연하며 실력을 탄탄하게 키워온 '잔뼈 굵은' 신인. '뮤지컬계 소지섭'이라고 알려진 만큼 187㎝ 큰 키와 넓은 어깨, 쌍까풀이 없는 긴 눈매가 돋보였다.

인터뷰 내내 그는 벽을 사이에 두고 한정원(김현주)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던 대범이 처럼 조근조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매니저는 불안해서인지 이리저리 곁에서 간섭했지만, 그는 신중하게 한 단어, 한 단어를 떠올리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프로페셔널다웠다.

강동호는 "놀 것 다 놀지 않고 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달려왔다"며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하기도 하고, 김현주와 이유리 중에 이상형을 선택하라는 질문에는 "두 분 다 가질 수는 없나요?"라며 능글맞은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어느 때보다도 연기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을 보인 만만치 않은 신인이었다.

▶"식당에 가니 반찬이 달라져있더라"

-'반짝반짝 빛나는'의 인기가 많다. 인기를 실감하나?

"물론 실감한다.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전에 뮤지컬을 했을 때도 많은 팬 분들이 아껴주셨지만 수적으로 훨씬 많은 분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나가다 나를 알아보기도 하고 식당에 가면 반찬이 달라져있다. 특히 어머님들이 많이 좋아하신다. 잘 보고 있다고 사인 한 장 부탁하시고. 근데 아직 어머님들의 선물을 받아본 적은 없다. (웃음)"

-뮤지컬을 할 당시에도 인기가 많았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리스라는 뮤지컬을 했을 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을 써줬다. 예를 들어 함께 공연하는 팀원들에게 잘 보이라고 팀원들 음식을 싸주고, 멀리 가서 연습할 때도 기죽지 말라며 먹을 것을 보내줬다. 혹시라도 내 공연의 티켓이 더블 캐스팅된 배우에 비해 잘 안 팔린다 싶으면 티켓도 더 사주었다."

'반반빛'에서 8살 연상 김현주와 호흡을 맞추는 강동호는 “내가 좋아하면 상관없다. 정말 내 마음을 많이 끌면 스무 살 차이도 좋을 것이고, 조금 덜 끌면 열 살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 있었다던데.

"음…'뮤지컬계 소지섭'? 말하기 정말 부끄럽다. 워낙 멋지신 분이라 나는 정말 감사한데 소지섭 팬들이 들으면 안 좋아 할 것 같다."

-뮤지컬을 하다가 특별히 드라마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특별한 계기는 없다. 이전에도 방송에 나갈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런데 그 때마다 스스로 자신이 없어 거절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반짝반짝 빛나는' 대본을 봤을 때 정말 나에게 잘 맞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5년간 경험을 쌓아오며 자신감도 더 생겼다. 감독님도 내가 강대범 역할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운이 좋았다."

▶"김현주, 이유리 선배님 중 한 명이요? 둘 다 가질 수는 없나요?"

-첫 데뷔 드라마의 상대역이 김현주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오히려 그런가보다 했다. 어안이 벙벙해서 실감이 잘 안 났다. 김현주 선배님도 그렇고 모든 출연진들이 워낙 대단하신 선배님들이라. 요즘에 와서야 조금 실감한다. '아, 내가 함께 촬영하는 사람이 김현주라는 사람이구나. 유명하고 대단한 선배님들이구나'하고. 정말이지 처음 촬영할 때는 함께 있는 사람도 누구인지도 모르고 앞이 하얗기만 했다."

-상대역인 김현주가 8살 연상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호흡 맞추기 어려운 점은 없나?

"김현주 선배와의 정확한 나이 차이를 모른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만 알뿐. 촬영을 하며 나이차를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선배의 평상시 성격도 극중 정원이처럼 워낙 다정하고 씩씩해 '러블리'하다. 극 중 대범이가 정원이를 좋아하는 역이라 정원이에게 매력을 느껴야하는데 김현주 선배는 좋아할 만한 매우 큰 당위성이 생길만큼 매력적이고 '샤방샤방'하다. 감정이입이 잘 된다."

-실제로 나이 차이가 나는 여성을 만날 수 있나?

"내가 좋아하면 상관없다. 그런데 얼마만큼 내 마음을 끌어당기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정말 내 마음을 많이 끌면 스무 살 차이도 좋을 것이고, 조금 덜 끌면 열 살도 힘들 것 같다."

-극 중 한정원(김현주)과 황금란(이유리) 중에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깝나?

"나는 김현주 선배가 연기하는 한정원처럼 러블리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밝은 기운을 주는 사람한테도 매력을 느끼고, 변하기 전의 금란이처럼 자기를 희생하면서도 남을 돌보는 현모양처 스타일에도 강한 매력을 느낀다. 둘 다 좋다."

-그래도 둘 중 선택을 한다면?

"둘 다 가질 수는 없나? 하하"

장난스럽게 웃어 보이는 강동호의 눈빛이 빛났다.

그는 인터뷰 중 '파이팅'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만의 억양으로 '파이팅'을 하나의 굳어진 단어처럼 사용하는 것을 보니 평소에 즐겨 사용하는 용어인 듯 했다. 그가 자라온 환경, 내면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뮤지컬계 소지섭’이라고 알려진 만큼 187㎝ 큰 키와 넓은 어깨, 쌍까풀이 없는 긴 눈매가 돋보였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대범의 막연한 열정과 무한 긍정이 나와 닮았다"

-대범 역할과 잘 맞는 것 같나?

"잘 맞는다. 비슷한 점이 많다. 대범이도 나와 같이 막연한 '파이팅'이 있는 친구다. 또 긍정적인 면도 닮았다. 나 역시도 대범처럼 사람들에게 밝은 기운을 주려고 노력한다."

-대범이가 싱글 대디에 고시생이다. 공감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해는 다 된다. 아이가 있는 사법 고시생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 그런데 절박한 장면이 잘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시청자 분들이 '대범이 저렇게 공부해서 사법고시에 붙겠나?'라는 우려를 많이 한다. 그냥 사법고시생이 아닌, 아이 아빠 사법고시생으로서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만약 본인이 대범이의 상황이라면 대범이처럼 대범하게 헤쳐 나갈 수 있었을까?

"그렇다. 딱 대범이만큼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범이만큼 힘들어하고, 대범이만큼 헤쳐 나갈 것 같다. 더도 덜도 없이."

-극 중 아이와의 호흡은 어떤가?

"아역 배우가 총 네 명이다. 처음에는 호흡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다. 울고 난리도 아니어서 온 스텝이 5시간 동안 기다리기도 했다. 그런데 요새는 네 명 다 두 세 시간 안고 촬영해도 웬만해서는 울지 않는다. 스텝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 같다. 잘 안겨있고 장난도 잘 친다. 정말 귀엽다."

-얼마 전 노래하는 장면도 나오던데.

"감독님이 내가 뮤지컬을 해서 노래하는 장면을 몇 번 넣으신 것 같다. 사실 대범이가 뮤지컬 배우는 아니지 않느냐. 그냥 잘하지 말고 대범이스럽게 해야지 했는데 다들 '역시 뮤지컬 배우다'라는 칭찬을 해주시니 부끄러웠다. 다음에 대범이 역할이 아니고 멋지게 노래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캐릭터를 맡았을 때 그 때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제야 겨우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가?

"생각했던 것 보다 화기애애하지 않다. 공연 분위기와 촬영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뮤지컬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연령대도 어리고 모두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도 많아서인지 서로 단합을 할 기회가 많고 '파이팅'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데 드라마 촬영장은 다르다. '반짝반짝 빛나는' 드라마의 소재도 무거워서인지 조용조용하다. 다같이 모이는 일도 많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겉으로는 '파이팅'하는 게 보이지 않지만 모두 속으로는 열정이 가득한 것이 느껴진다."

-연기하는 방식도 달라 힘들었을 것 같다.

"카메라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무대에서와는 달리 드라마 촬영은 카메라나 그 밖에 신경써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솔직히 말해 아무 생각이 없이, 정신없이 촬영을 해왔다. 그리고 딱 반 정도 지났을 때부터 조금씩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뮤지컬 하다 방송에 진출한 오만석 선배님이나 문정희 선배님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었다. 처음에는 정말 정신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하더라.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잘 버텼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에 대선배들이 많아 힘들었던 것은 없나.

"힘들었다. 선배들에 대한 왠지 모를 부담감은 말도 못했다. 하지만 막상 무서운 선배는 없다. 처음에 무서울 것이라고 겁을 많이 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말 까마득한, 핏덩이 같은 후배니 마냥 귀엽고, 또 여유롭게 봐 주시는 것 같다."

-친해진 선배는 누가 있나.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은 김현주 선배나 이유리 선배와 친하다. 석훈 선배는 두 세 번 밖에 촬영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정말 잘 챙겨주신다. 긴장 풀라고 일부러 장난도 많이 쳐주신다. '야 이자식아~ 너는 임마'하시면서 장난치시고 나는 '아유, 선배님'하면서 깍듯이 대한다. 그러다 촬영 컷이 들어가면 내가 선배님을 딱 째려보는 거다. '싫은데요?' 반항하면서. 그게 정말 재미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존경받는 배우, 그리고 가수도 꼭 해보고 싶어"

-주변에서 방송 출연하니 뭐라고 하던가.

"주변에서 정말 많이 축하해줬다. 그리고 잘 될 줄 알았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나는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꿈도 많고 욕심도 정말 많다. 그래서인지 어린 나이에도 놀 것 덜 놀고 연습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오히려 내가 더 빨리 무언가 이룰 것 같았는데 더뎌서 답답하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다."

-노래를 잘하니 혹시 가수로서의 꿈도 있나.

"가수도 나중에 꼭 하고 싶다. 어릴 적부터 스스로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왔다. 꾸준히 연습도 해왔다."

-예능에 출연하면 보여줄 장기 같은 것이 있나.

"수두룩하다.(웃음) 뮤지컬 배우이기 때문에 노래나 춤, 혹은 뮤지컬 장면을 하나 할 수 있다. 성대모사도 할 줄 안다. 잘하는 편은 아닌데 공감해주는 사람들은 공감한다. 따라하는 대상은 늘 바뀐다. 요새는 함께 드라마 출연하는 박정수 선생님과 장용 선생님을 성대모사 한다."

-최근에 근육질 몸도 노출 했던데 운동 좋아하나.

"운동을 매우 좋아한다. 어릴 적에 쇼트트랙 선수였다. 스키도 잘 타고. 그런데 요즘에는 정말 운동을 안했다. 사법고시생이 몸 벗을 일이 있겠나싶어 방심하고 있었다. 그래도 첫 노출인데 더 좋은 몸을 보여드렸어야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나.

"드라마든 뮤지컬이든 상관없는데 지금의 역할과는 또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것이 배우의 힘인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 똑같은 것을 또 하는 것은 재미없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존경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연극이나 드라마를 보고 배우에게서 감동을 받을 때 그 배우가 그 누구보다도 훌륭해 보이고 존경스럽더라. 감동은 아무나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그 것은 돈을 주거나 다른 무엇을 해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이다."

열정어린 '파이팅'이 벌써부터 배우로서 그만의 감동을 조금씩 키우고 있었다.

친모를 찾아 옆방으로 이사 온 김현주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야광별을 선물한 강동호가 시청자들에게 '더 반짝반짝 빛나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길 기대한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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