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大雅(대아) ‘旱麓(한록)’편에 ‘愷悌君子(개제군자) 求福不回(구복불회)’라는 구절이 있다. ‘점잖은 군자들은 복을 구해도 간사하게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복을 구하더라도 邪曲(사곡·요사하고 비뚤어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말은 맹자가 여기서 ‘화와 복이 자기로부터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한 것과 통한다. 맹자의 지적은 정말로 위정자들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되, 자기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佩服(패복·마음에 깊이 새겨 잊지 않음)해야 할 말이기도 하다.
하나라 성군인 成湯(성탕)은 7년의 旱災(한재)를 당하여 桑林(상림)에서 비를 빌 때에 여섯 가지 자신의 과실을 引責(인책)했다고 한다. ‘시경’ 大雅(대아) ‘雲漢(운한)’편에 보면 주나라 宣王(선왕)은 한재를 만나 자기를 반성하고 덕을 닦아 하늘에 호소하여, ‘어찌 나를 위해서이겠는가, 여러 관료들을 안정시키려 해서이니라. 하늘을 우러러보니, 저 하늘은 언제나 그 편안함을 내려 주실는지’라고 했다. 奇大升(기대승)이 말하였듯이, 성탕이나 선왕은 모두 재난은 어차피 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여 태만히 하지 않았고 氣數(기수)가 혹 그런 것이라 여겨 방자하지 않고서, 자기의 정성을 다하여 기어이 하늘을 감동시키려고 힘쓴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