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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 반환 환영대회… 모진 세월 건너 ‘145년만의 귀환’

입력 | 2011-06-13 03:00:00

李대통령 “빼앗긴 문화재 찾는 데 힘 모을 것”




11일 오후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반환 환영대회’에서 궁중 정재(呈才·대궐 안의 잔치 때에 벌이던 춤과 노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반환 환영대회’에 참석해 반환 운동의 주역인 재프랑스 학자 박병선 박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아래 사진). 또 이날 인천 강화군 강화읍 고려궁터 내 외규장각에서는 외규장각도서 봉안 행사가 열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강화=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반환 환영대회’에 참석해 “오늘을 시발점으로 빼앗긴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빼앗아 간 서책 297권을 올 4, 5월 4차례에 걸쳐 반환받은 것을 기념해 열렸다. 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왕실 행사의 내용과 과정을 그림과 글로 보고한 책이다.

이 대통령은 궁중 의식으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가난 속에서 살기 위해 힘써왔다. 이제는 우리의 고유문화와 문화재를 돌보아야 할 시기를 맞았다”며 “정부도 문화재를 찾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경복궁 경회루 1층에서 왕실의궤의 프랑스 보관 사실을 1975년 처음 확인해 반환운동의 불을 지핀 재프랑스 학자 박병선 박사를 만나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먼지에 쌓여 있던 것을 찾아냈고, 꾸준히 노력해 주셨다”고 치하했다. 또 “우리의 많은 문화재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다. 한 점이라도 찾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정부는 박 박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980, 90년대 프랑스 문화장관을 지낸 자크 랑 프랑스 하원의원, 파리7대학 뱅상 베르제 총장도 참석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145년 전 왕실의궤가 보관됐던 장소인 인천 강화군 외규장각에서도 환영식을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 달 19일부터 전시회를 갖고 왕실의궤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