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40대 이하 비율 늘어… 해외 자문위원 493명 증가野 “정권 재창출 포석 아니냐”… 與 “해외 민심 정부에 비판적”
평통은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통일정책 추진에 관한 자문과 건의를 수행할 국내외 인사 1만9950명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는 14기(1만7800명)보다 2150명 늘어난 것으로 국내 1만6813명, 해외 3137명으로 구성됐다.
15기에서는 여성과 40대 이하 청년 비율이 늘었다. 14기에서 3334명이었던 여성 위원은 4543명으로 늘었다. 40대 이하 청년은 14기 4546명에서 5525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정치권은 내년 총선부터 재외국민 투표가 도입되는 만큼 해외 자문위원의 분포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15기 해외 자문위원은 14기보다 493명 증가했고 해외지역 협의회도 중국 광저우(廣州), 칭다오(靑島), 상하이(上海)와 베트남 중동 등 7개 지역에 신설돼 총 105개국, 42개로 늘었다. 평통 해외지역 부의장으론 ‘해외 표’의 절대 다수가 몰려 있는 일본의 정진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과 미국의 김영호 영트레이딩 대표가 14기에 이어 연임됐다. 평통은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전 세계 9개 권역별로 해외 평통 출범회의를 연다.
평통 해외 자문위원 수가 늘어난 데 대해 야권과 일부 단체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 유리하도록 수를 늘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이상직 평통 사무처장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측근인 만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 시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지낸 이구홍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정부가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평통 해외 자문위원 수를 늘린 것은 관권 선거 기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평통 해외 자문위원들은 전·현직 한인회장 등 대부분이 해당 지역의 지도급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결속력이 강한 교포 사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통과 한나라당에서는 “해외 평통 관련 사업이 늘어나 자문위원을 늘린 것이며 선거와는 상관없다”고 일축한다. 특히 최근 미국 일본 등 교포 사회의 기류가 이전만큼 친여(親與)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외통위 소속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얼마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교민 간담회를 했는데 참석자들이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해 야당만큼 날카롭게 비판해 깜짝 놀랐다”며 “오히려 여당이 내년 재외국민 선거를 앞두고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전에는 해외에서 사업이나 궂은일로 돈을 벌어 자수성가한 분들이 해외 평통의 주축이었으나 최근에는 유학을 떠난 뒤 외국 현지에 정착한 분도 많아 정치적 성향이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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