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 4강 가자, 가르시아가르시아 : 野王님 야망 돕겠다
전현직 승부사가 손을 맞잡았다. 한화 한대화 감독(왼쪽)은 카림 가르시아가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날린 16일 밤늦게 감독실에서 만나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타자다”라고 칭찬했다. 가르시아는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하다. 팀의 4강 진출에 힘을 싣는 승부사가 되겠다”라고 화답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한대화 감독(51)은 그런 가르시아를 복덩이라고 했다. “타율은 낮아도 저렇게 타점을 올리는 선수가 매력”이라는 거다. 한 감독 역시 현역 시절 승부사였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 일본과의 결승에서 2-2로 맞선 8회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프로에선 15시즌 통산 타율 0.279에 163홈런, 712타점. 결정적인 순간에 강했던 한 감독은 “주자가 있을 때 더 집중이 잘됐다”고 말했다. 한솥밥을 먹게 된 전현직 승부사를 대전구장에서 만났다.
○ 닮은꼴 승부사
가르시아는 “한국이 그리웠다. 여기서 다시 홈런을 날려 행복하다. 앞으로 더 많은 홈런과 타점을 올려 승리를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 “야왕님” “감독님”
가르시아는 한 감독에게 한국어로 또박또박 ‘감독님’ ‘야왕(野王)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야왕님이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배려해준다”며 고마워했다. 야왕의 뜻을 아느냐고 묻자 “베이스볼 킹(야구왕)”이라며 웃었다.
한 감독은 “처음에는 야왕이라는 말이 쑥스러웠다”고 했다. 성적이 하위권인데 ‘약 올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팀을 잘 이끄는 리더란 뜻으로 고맙게 받아들였다. 시즌에 앞서 공언했던 ‘탈꼴찌’ ‘팀 승률 4할’은 지켰다. 가르시아를 앞세워 팀을 4강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야왕의 야심이다.
대전=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