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손실 발생땐 협력사도 분담해야”
동반성장위원회가 초과이익뿐만 아니라 손실에 대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선국가전략포럼 초청강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약을 통해 위험분담률을 미리 정해 두고 대기업에 손실이 발생하면 협력사도 이를 분담하는 ‘위험분담금 사후 정산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한 대기업의 반발이 커지자 정 위원장이 ‘대기업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이날 “대기업과 협력사 간 이익 및 위험공유 협약을 통해 협력사가 대기업의 위험을 분담하고 협력사의 기여분도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중소기업의 협력사업이 성공하면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보수 중 일부를 ‘이익공유 적립금’으로 예치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임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적립금이 충분히 예치되면 일부를 2차 이하 협력사들의 기술 및 인력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물론 이 모든 방안은 대기업과 협력사의 합의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에선 최근 동반성장위 활동을 놓고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은 성장의 과실만 빼먹으려는 것이냐”는 비판을 내놓자 정 위원장이 초과이익뿐만 아니라 손실에 대해서도 중소기업들이 공유하는 방안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정 위원장의 손실 공유안이 자칫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박 등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한다. 조봉현 IBK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동반성장위의 손실 공유안이 오히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