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기 한국씨티은행 PB사업그룹 본부장
주식시장 또한 미국의 경제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반등을 억누르고 있다. 여기다 대지진 이후 일본은 여전히 회복의 징후가 안 보이고 중국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지리멸렬한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확실하게 입맛에 당기는 투자대상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 랩도 올해 들어선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고 펀드도 그나마 벌었던 수익을 토해놓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포스코처럼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우량주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유동성이 이끈 시장 상승세는 이제 회복 3년차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고 있다. 불확실한 요소들이 해결점을 찾아갈 때 시장은 비로소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이럴 때는 조급해하지 말고 시장을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무작정 상승하는 시장에서는 오히려 과감한 결정이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는 냉철한 자세로 시장을 바라보고 하나하나의 변수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 이러한 자세는 앞으로 전개될 시장 환경에서 지금보다 제대로 시장을 보고 올바른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분명 지금의 시장은 차갑지도 화끈하지도 않다. 그야말로 미지근한, 재미없는 시장이다. 하지만 조급함에 쫓기기보다는 시장을 믿고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는 시장에서는 자신의 투자에 대한 믿음에서 올바른 판단과 결과가 나온다. 비록 지금은 힘을 못 쓰고 있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대표 우량주를 끝까지 믿고 조정 때마다 매수하는 부자들도 이런 믿음에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하루 일희일비하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시장을 냉철히 바라볼 때 재테크에서 다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복기 한국씨티은행 PB사업그룹 본부장